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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ㆍ서지현ㆍ박병규 등 검사 3명, 팟캐스트 방송 출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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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팟캐스트 녹화를 마친 임은정 충주치정 부장검사. [사진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최근 팟캐스트 녹화를 마친 임은정 충주치정 부장검사. [사진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임은정ㆍ서지현ㆍ박병규 등 검사 3명이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다. 검사의 팟캐스트 출연은 상명하복을 최우선 가치로 여겼던 검찰 조직에선 전례가 없는 일이다. 지난달 14일 법무부가 대검 요청을 받아들여 “검사들의 언로를 터주겠다”며 검사윤리강령을 개정하면서 이들의 팟캐스트 출연이 성사됐다.

'상명하복' 검찰 조직에서 전례없던 일 #출연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어 #

임은정(44ㆍ사법연수원 30기) 충주지청 부장검사는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기관장 신고를 마쳤고, 방송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구상중이다”며 “박병규 검사는 인천지검에서 같이 근무했고, 서지현 검사는 이번에 미투 운동을 펼치면서 몇 차례 연락한 사이로 같은 방송에 나온다고 한다”고 밝혔다. 총 6회 분량으로 구성된 팟캐스트 방송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들’에서 이들 검사 3명은 5회차에 출연한다.

이들 검사 3명은 공익성 폭로를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임 부장검사는 2012년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백지 구형을 해라”는 지휘부 방침을 어기고 무죄 구형을 했다가 정직 4개월 징계를 받았다. 박병규 서울북부지검 검사는 검찰 내부 게시판에 임 검사 지지 글 등을 쓰다 2014년 말 ‘검사 적격 심사’에서 탈락했고, 소송 끝에 지난 4월 복직했다. 서 검사는 지난 1월 JTBC에 출연해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해 ‘미투 운동’을 촉발했다.

법무부는 최근 검사가 언론에 기고를 하거나 방송에 출연할 때는 소속 기관장 '허가'를 받도록 돼 있던 검사윤리강령 조항을 '신고제'로 변경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시대상을 반영해야 한다"며 법무부에 해당 조항 수정을 요청했다고 한다.

임 부장검사는 “다른 방송에서도 팟캐스트 출연 요청이 들어왔지만, 공익성 있는 재단(호루라기 재단)이 하는 일이니만큼 참석하기로 했다”며 “총장님이 검사윤리강령을 바꾸도록 결단하신 덕분에 이전과 달리 신고 절차를 거쳐서 출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게 ‘이이제이’나 ‘다스뵈이다’ 같은 정치를 소재로 한 방송은 아니잖냐”고 덧붙였다.

검사의 미디어 출연과 관련, 사전 승인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논란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임 부장검사는 그동안 국민권익위원회에 검찰 행동강령에 대한 문제점을 알리겠다며 신고제를 적극적으로 요구해왔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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