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변 텐트에서 자던 부부, 숨진 채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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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광주 북구 건국동 영산강변에서 텐트를 치고 담을 자던 장애인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사건 현장의 모습. [사진 독자=연합뉴스]

15일 오전 광주 북구 건국동 영산강변에서 텐트를 치고 담을 자던 장애인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사건 현장의 모습. [사진 독자=연합뉴스]

쌀쌀해진 밤 영산강 둔치에서 텐트 안에 난방기구를 켜놓고 잠을 자던 부부가 숨졌다.

15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51분쯤 광주 북구 건국동 영산강변 한 다리 옆에 설치한 텐트 안에서 A씨(63)와 아내 B씨(56)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을 처음으로 경찰에 신고한 친척은 “이틀 전부터 이 부부와 전화 연락이 되지않아 이들이 자주 가는 낚시터에 갔더니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A씨 부부는 안에서 잠긴 텐트 안에 누워있었으며,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진 않았다. 텐트 내부에서는 휴대용 부탄가스로 작동하는 온수 매트가 켜져 있었다.

휴대용 부탄가스로 물을 데워 매트에 공급하는 구조로 작동하는 온수 매트는 일산화탄소 중독 등을 예방하기 위해 가열기를 텐트 밖으로 꺼내놔야 한다. 그러나 A씨 부부는 가열기를 텐트 안에서 작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담양에 거주하는 이 부부는 약 한 달 전부터 같은 장소를 잇달아 방문하며 낚시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담양에 사는 A씨 부부는 모두 다리가 불편한 장애가 있고, 부인은 암을 앓고 있는 것으로 친척들이 밝히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온수 매트를 텐트 안에서 작동시켜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부부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해 사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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