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전문가인 모건 스탠리의 엔디 시에 수석연구원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소비심리를 되살리려면 임금이 올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설비투자의 증가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과 원화 절상으로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린 한국 경제를 살리자면 설비투자의 확대가 관건이란 얘기다.
그러나 지난해 말 잠시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 설비투자는 올 1분기에 오히려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말았다. 계절적 요인을 감안할 때 전분기보다 오히려 0.7%가 줄어든 것이다. 규제는 여전히 많고, 인건비와 땅값은 비싼 데다, 유가 상승과 원화 절상이 발목을 잡고 있으니 기업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 정부의 점잖은 표현으로는 '기업의 신규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완충시켜줄 경제.사회적 여건이 미흡하기 때문'이란다. 바꿔 말하면 정부가 보기에도 이런 상황에선 투자가 살아나기 어렵다는 얘기다. 말끝마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외치던 정부가 '기업 할 여건이 미흡해서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다'니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
투자를 부추길 계획도, 그러겠다는 의지도 없으면서 무슨 수로 경기를 살리겠다는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