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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끝낼 수 있었는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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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통합예선 3라운드> ●윤성식 아마 7단 ○변상일 9단

10보(161~185)=161은 아쉬운 수였다. 161 대신 다른 수를 뒀더라면, 여기에서 승부를 바로 결정지을 수 있었다. 만약 '참고도'처럼 뒀다면 백은 더 이생 해볼 여지가 없다. 흑9로 넘어가서 깔끔하게 살아있는 모양.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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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식도 머릿속으로 이 진행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실전에선 161을 택하고 말았다. '패'는 확실히 나니까 안전한 길을 택한 것이다. 막상 승리가 눈앞에 아른아른 다가오니 여러 생각에 마음이 혼란스러워졌던 걸까. 이제 승부는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사실 바둑에서 실수가 가장 많이 나올 때는 위태로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가 아니다. 흐름이 너무 순조롭게 흘러갈 때 의외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유리하니까 이 정도면 적당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쉬운 길을 택하다가 헤어나올 수 없는 덫에 걸려드는 것이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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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은 162~166으로 패가 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진행도 아직까진 흑이 유리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흑은 자체 팻감을 쓰고, 백은 우상에 팻감을 쓰며 패를 이어갔다. 백이 182로 또다시 우상에서 팻감을 쓰자, 계속 받아줄 수 없는 흑은 불청하고 183, 185로 패를 해소했다. 이로써 좌변은 일단락. 이제 백의 손길은 어디를 향할 것인가. (169, 175, 181…163 / 172, 178…166)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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