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XX" 갑질의 저주…대웅제약, 혁신기업 취소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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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중앙포토]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중앙포토]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이 직원에게 상습적으로 막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에 저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제약회사의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건강보험 약가를 우대하는 등 갖가지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윤재승 회장 폭언 사태의 진행 상황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4월 기업 오너의 '갑질'에 대한 비난이 들끓자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기준에 '사회적 책임 및 윤리성 기준'을 추가해 시행했다.
제약기업의 임원(상법상 이사, 감사)이 횡령·배임·주가조작을 하거나 하위 임직원에게 폭행·모욕·성범죄 등의 중대한 비윤리적 행위를 저질러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경우 3년간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을 수 없거나 인증을 취소할 수 있게 돼 있다.
 김주영 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장은 "미국에도 기업 등기 임원이 인종차별 발언 등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할 경우 법률로 처벌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최근 회사 보고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정신병자 XX 아니야” “미친 XX네” "너 XX처럼 아무나 뽑아서 그래. 병X XX” 등과 같은 폭언을 일삼은 녹취록이 공개되는 등 갑질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대웅제약에는 그간 윤 회장의 언어폭력을 견디지 못해 퇴사하는 사람이 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 별관.[중앙포토]

대웅제약 별관.[중앙포토]

혁신형 제약기업은 대웅제약을 비롯해 41개 기업이 지정돼 있다. 3년마다 하자가 없으면 재지정된다. 대웅제약은 2012년 지정돼 2015년, 올해 6월 두 차례 연장됐다. 국내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하거나 이를 수행하는 기업을 심의해서 지정한다. 제약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제약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혁신형 제약기업이 되면 건강보험에서 정하는 약품 가격을 우대한다. 가령 새로 건보에 등재하는 복제약(개량 신약 복합제 포함)의 가격을 오리지널 약의 68%(일반기업은 59.5%)로 우대한다. 이를 포함해 여섯 가지 약가 우대를 받는다. R&D 우대, 연구인력개발비용 법인세액 공제 등의 세제 지원, 연구시설 건축 규제 완화, 수출용 약품 해외임상 비용 융자 등 정책자금 융자, 전문연구요원 병역특례지정 등의 혜택을 받는다. 이 과장은 "현행법에서 허용하는 최대치의 지원을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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