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대신 금’ 손흥민, 병역혜택까지 딱 2경기 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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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이 27일 보고르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손흥민이 슛팅이 빗나간 후 아쉬워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이 27일 보고르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손흥민이 슛팅이 빗나간 후 아쉬워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국축구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이 죽다 살아났다.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에서 연장 혈투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2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극적인 승리에 기여했다.

1992년생(만 26세) 손흥민은 아직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는 2008년 동북고를 중퇴해 4급 보충역 소집대상자다. 2019년 7월까지 국외여행이 허가된다. 2016년 리우 올림픽 8강에서 온두라스에 패하면서, 동메달까지 주어지는 군면제를 받지 못했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면제 혜택을 받아 계속해서 유럽무대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다. 그래서 영국 등 유럽 언론들도 손흥민과 한국 대표팀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졌다면 금메달 대신 총을 잡아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혈투 끝에 승리하면서 희망을 이어가게됐다. 연장 후반 황희찬이 페널티킥을 찰 때 뒤돌아서 눈을 가린 모습은 손흥민의 간절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2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황의조가 첫 골에 성공한 뒤 손흥민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황의조가 첫 골에 성공한 뒤 손흥민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측면 공격수로 선발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4분 하프라인 부근부터 약 20m를 드리블로 돌파한 뒤 황의조(감바 오사카)에게 자로잰듯한 스루 패스를 찔러줬다.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받은 황의조가 오른발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2-3으로 뒤진 후반 29분 상대선수의 헛발질을 놓치지 않고 볼을 가로챘다. 문전쇄도한 황의조에게 패스를 찔러줬고, 황의조가 값진 동점골로 연결했다.

앞서 손흥민은 전반 추가시간엔 각이 좁은 상황에서 대포알같은 오른발 프리킥으로 상대 골키퍼를 깜짝 놀라게했다. 후반 37분회심의 왼발 감아차기는 골포스트 옆으로 살짝 빗나갔다. 손흥민은 연장전에 앞서 동그랗게 선수들을 모아놓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2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 남자 축구 8강 한국과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와 공을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 남자 축구 8강 한국과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와 공을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이번대회에 와일드카드(24세 이상선수)로 출전했다.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발리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은 주장완장을 차고 팀을 헌신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란과 16강전 후반에 김진야가 무릎통증을 호소하자, 손흥민은 “내가 수비로 내려갈게”라고 말한 뒤 수비에 적극 가담했다.

2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후반 역전골을 허용한 대표팀 손흥민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후반 역전골을 허용한 대표팀 손흥민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약체 말레이시아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헌신적인 리더’ 손흥민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16강에서 난적 이란을 꺾었다. 그리고 골키퍼 조현우(대구)가 빠진 우즈벡전에서도 후배들을 이끌며 극적인 승리를 이뤄냈다.

특히 우즈벡 22세 이하대표팀은 2015년 킹스컵에서 한국을 상대로 깡패축구를 펼쳤고, 우즈벡 23세 이하팀은 지난 1월 아시아 23세 이하 챔피언십 4강에서 한국에 1-4 패배를 안겼는데, 손흥민이 설욕해줬다.

손흥민은 앞으로 딱 2경기만 더 이기면 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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