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토막살인 용의자 "노래방 도우미 문제로 싸웠다"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발견된 토막 시신 사건의 용의자가 붙잡혔다.
경기 과천경찰서는 21일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A(34)씨를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새벽 B(51)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같은 날 오후 서울대공원 장미의 언덕 주차장과 청계산 등산로 입구 인근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CCTV 분석한 뒤 서산휴게소에서 검거

경찰은 폐쇄회로 TV(CCTV)를 분석해 범행 현장을 오간 차들과 B씨의 동선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시신 유기 당시 A씨는 자신의 차량을 타고 이동했고 검거 당시에도 이 차량을 몰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이날 오후 4시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휴게소에서 A씨를 붙잡았다.

19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장미의언덕 주차장 인근 도로 수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뉴스1]

당시 A씨는 경찰에 "내가 B씨를 살해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경기도 안양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다. B씨도 안양시와 인접한 군포시에 살긴 했지만 둘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난 10일 A씨의 노래방에 손님으로 찾아온 B씨가 도우미를 부른 뒤 "다른 도우미로 바꿔달라"고 소란을 피우면서 사달이 났다.
A씨는 경찰에 "B씨와 도우미 문제로 다투다 격분해 B씨의 목 등 여러 곳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우발적으로 B씨를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천 토막 살인 사건' 용의자 A씨가 2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과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후 6시 30분쯤 과천경찰서로 압송된 A씨는 범행동기와 살해수법, 공범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만 반복한 뒤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 만큼 정확한 범행 동기와 범행 시점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1]

한편 지난 19일 오전 9시 39분쯤 과천시 막계동 서울대공원 장미의 언덕 주차장과 청계산 등산로 초입 인근 도로 수풀에서 머리가 없는 B씨의 시신이 담요에 싸여 비닐봉지에 담긴 채 발견됐다. 시신의 무릎 아랫부분도 절단된 상태였다. 경찰은 2~3m 떨어진 곳에서 B씨의 머리가 담긴 비닐봉지도 찾아냈다.
과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