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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은행에 1억 넣으면 이자 4500만원 … 한국선 그림의 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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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은행에 정기예금 가입할 수 없나요?”

금리 45%, 직접투자 방법은 없어 #전문가 “금리 폭등·하락 반복할 것”

연 2%대 정기예금 이자에 지친 한국 투자자들이 아르헨티나를 주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경제 상황이 나쁜 아르헨티나가 터키발 추가 위기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45%로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한국 기준금리(연 1.5%)의 30배에 이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금리다. 이론적으로는 1억원을 투자하면 1년 만에 4500만원을 더 얹어서 돌려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아르헨티나 정기예금 등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15일 본지 취재에 응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와 투자 전문가들의 답은 아쉽게도 “아니오”다. 김주형 유안타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은 “국내에서 아르헨티나 금융 상품은 취급하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국내 시장의 연결 고리가 없어 직접 투자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배승호 하나금융투자 PB도 “아르헨티나 금융 상품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 내부 심의를 통과해 시장에 들여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아르헨티나 상장지수펀드(ETF)에 직접 투자하는 등의 방법은 있다. 현재 ‘글로벌×MSCI 아르헨티나 ETF’와 ‘아이쉐어즈MSCI아르헨티나&글로벌익스포저 ETF’등이 있다. 두 상품 모두 올해 들어 하락 일로다. 1월의 고점 대비 지난 13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하락률이 -28%에 달한다.

유동운 키움증권 연구원은 “IMF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들은 통상적으로 증시가 급락하고 금리가 폭등하다가, 금리가 점차 하락하면서 주식 가치가 다시 상승하곤 했다.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하면 소액으로 일부 투자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투자를 말리는 편이다. 경제 위험성이 커 주식과 채권값이 더 추락할 소지가 있는 데다가 화폐 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손 위험도 있어서다. 이민홍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 팀장은 “경제 상황이 불안한 신흥국 투자는 권하고 싶지 않다. 터키나 아르헨티나 등은 통화가 매우 불안하고 경제가 안정적이지 않은 만큼 당분간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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