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칼슘·철분 챙기면 간식 훌륭한 보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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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칼슘.철분이 부족하다=간식 지도를 잘하려면 자녀의 영양 섭취 상태부터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요즘 어린이는 동물성 식품을 즐겨 먹는다. 동물성 식품의 섭취 비율이 한국인 전체로는 약 20%인데 어린이는 30%다. 지방 비율이 전체 열량에서 20% 이상 되는 것은 곤란하다. 어린이 비만.당뇨병.고혈압을 부를 수 있어서다.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문현경 교수는 "어린이에게 가장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는 칼슘과 철분"이며 "어린이의 절반 이상이 칼슘과 철분을 권장량보다 25% 이상 적게 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칼슘은 어린이의 골격을 만들고 뼈를 튼튼히 하는데 필수적인 미네랄이다. 또 유치가 영구치로 바뀔 때도 중요성이 강조되며, 어린이가 짜증을 내는 것도 예방해준다. 하루 권장량은 초등학교 저학년은 700㎎, 고학년은 800㎎. 따라서 우유.요구르트 등 유제품은 칼슘이 풍부할 뿐 아니라 몸에 흡수가 잘 된다.

철분은 빈혈을 막아준다. 쇠고기 등 육류를 먹을 때 비타민C가 많이 든 과일 주스를 함께 마시면 철분의 체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늦은 밤 간식은 곤란=숭의여대 식품영양과 이애랑 교수는 "어린이는 주로 방과 후나 저녁에 간식을 즐긴다"며 "아침을 거른 어린이는 점심 전에 간식을 먹는 것이 좋지만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대이므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간식도 세 끼 식사처럼 늘 일정한 시간에 먹는 것이 좋다. 단 밤늦게 먹는 것은 곤란하다. 비만과 충치를 유발할 수 있어서다. 한밤중에 간식을 먹은 뒤 바로 잠을 청하면 열량이 고스란히 몸에 쌓인다. 수면 중엔 또 '충치 예방약'인 침의 분비량이 최소로 줄어든다. 따라서 설탕이 든 간식을 먹은 뒤엔 반드시 칫솔질을 한 뒤 취침에 든다.

◆간식으로 충치 예방=연세대 치대 예방치과학 권호근 교수는 "충치의 주범인 설탕을 되도록 적게 먹어야 한다"며 "떡.비스킷 등 이에 잘 달라붙는 탄수화물 식품도 충치를 잘 일으킨다"고 조언했다.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와 스포츠 음료(이온음료)도 적게 마시는 게 상책이다. 반면 숙성된 자연 치즈는 훌륭한 충치 예방용 간식거리다. 침의 분비를 증가시켜 충치를 막아준다. 게다가 칼슘까지 풍부하다. 멸치도 치아 건강에 좋은 간식거리다. 칼슘과 불소가 많이 들어 있어서다. 간식으로 먹는 신선한 채소.과일도 충치를 예방해준다. 음식 찌꺼기를 제거해주기 때문.

◆고지방.고열량 식품은 피하자=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어린이 비만은 장래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며 "부모들은 아이들 간식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간식을 먹더라도 스낵.초콜릿.아이스크림.햄버거.피자 등 열량과 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은 피하는 게 좋다.

인제대 식품생명과학부 김정인 교수는 "비만한 어린이에게 간식을 먹지 말라고 추천하진 않는다"며 "단 다음 식사 때의 양만큼은 빼고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열량을 섭취하더라도 한두 끼에 몰아먹는 것이 간식을 포함해 여러 차례로 나눠 먹는 것보다 체중을 더 많이 늘린다. 굶거나 배고픈 상태에서 음식이 들어오면 이를 체지방으로 축적해 놓으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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