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동차' BMW 구조 열공 중인 경찰…"기계 결함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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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차량 화재 피해자 등이 9일 BMW 결함 은폐 의혹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BMW 차량 화재 피해자 등이 9일 BMW 결함 은폐 의혹을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BMW 화재‘ 관련 사건을 접수한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이하 지수대)가 13일 오후 3시
BMW코리아를 고소한 BMW 화재 차량 차주를 대상으로 첫 고소인 조사를 진행한다. 오늘 조사는 BMW 화재 관련 첫 경찰 조사로, BMW 520d 화재 차량의 차주 21명을 대표해 이광덕(29)씨와 대리인인 하종선 변호사와 함께 출석할 예정이다.

국토부 집계에 따르면 불에 탄 BMW 차량은 13일 현재까지 38대에 이른다. 소방청 집계로는 80대가 넘는 BMW 화재가 발생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BMW 관련 소송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종선 변호사는 “회사 측의 속임수가 없었다면 차주들이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는 차량을 구매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리콜 대상이 아닌 BMW 소유주 5명을 대리해 BMW코리아를 상대로 ‘매매계약 취소‧차량대금 환급 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 BMW 화재차량 차주 및 화재전조증상이 있었던 차주 11명도, 오늘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BMW 코리아를 상대로 ‘보험료 할증‧중고차 매매가격 하락’등을 포함해 총 14억원대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오늘까지 차주들이 BMW코리아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공동으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4건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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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7시55분께 경남 사천시 곤양면 남해고속도로에서 2011년식 BMW 730LD 차량에서 차량결함(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결함)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됐다. [사진=경남지방경찰청]

9일 오전 7시55분께 경남 사천시 곤양면 남해고속도로에서 2011년식 BMW 730LD 차량에서 차량결함(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결함)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됐다. [사진=경남지방경찰청]

이에 경찰은 ‘차 공부’에 땀을 쏟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인 '기계결함(화재원인)'을 파악‧규명하지 못하면 자칫 입건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번 BMW 연쇄 화재가 특정 기종, 특정 시기에 생산된 모델에 집중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경찰은 다른 기종 간‧제조 시기 별 엔진의 미세한 차이까지 이해하고 추궁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차에 대해 ‘좀 안다’는 사람이 있긴 해도, 엔진이나 부품 같은 것까지 빠삭하게 아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새로 공부를 다 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취미로 ‘차를 아는’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연이은 화재로 대중의 관심이 쏠려있고, 9일 남대문 경찰서에 고소장이 접수되자마자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의 지시로 지수대로 이관된 터라, 본격 조사를 앞두고 수사팀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수사팀 나름대로 ‘BMW 공부’를 하고 있지만, 기계적인 부분에서는 국토부의 민관합동 조사단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민·관의 전문가가 모두 모인 TF인만큼 이론적인 부분은 그쪽에서 많이 규명해주지 않겠냐"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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