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출석 “대질신문 응할 것이냐”질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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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씨가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특검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인터넷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씨가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특검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드루킹 김동원(49)씨가 9일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드루킹은 이날 오후 1시43분께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피의자 소환됐다. 김 지사와의 대질신문을 위한 소환이다.

그는 “대질신문에 응할 것이냐” “김 지사는 센다이 영사를 제안한 적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이날 김 지사와 드루킹을 대질신문할 방침이다. 다만 대질신문은 양측이 동의가 있어야 가능해 김 지사와 김씨에게 동의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김 지사측 변호인단은 지난 8일 “진실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면 대질신문이 아니라 그 어떤 것에도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지사도 이날 특검 출석길에 “충실히 조사에 협조하고 당당히 수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말해 대질신문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대질신문 성사는 김씨의 동의 여부에 달린 셈이다.

특검팀은 김 지사 1차 소환을 앞둔 지난 4일 김씨를 소환해 보강조사를 벌였다. 그로부터 이틀 뒤 김 지사 조사가 진행됐다. 다른 피의자 소환 없이 김 지사에 집중했던 지난 6일과 달리 대질신문으로 최대한 유의미한 증언을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이라 평가받는 드루킹과 김 지사의 대질 신문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의혹의 핵심 인물인 두 사람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드루킹 김씨는 지난 5월 옥중편지로 김 지사가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지켜봤으며 센다이 총영사직을 역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의 몇 차례 만남은 인정하면서도 댓글조작 활동의 인지 및 킹크랩 시연회 참석 의혹에 대해선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드루킹으로부터 인사를 추천받은 것도 다양한 인재 풀의 확보 차원이었으며, 실제 인사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한다.

특검팀은 김 지사와 드루킹이 응한다면 곧바로 대질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댓글 조작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대면하게 되는 것이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마주앉아 내놓는 각각의 주장 신빙성을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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