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볼 게 많다"…특검, 김경수에 "6일 나와 조사 받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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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소환된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씨와 공모해 인터넷 기사 댓글을 조작한 혐의(네이버에 대한 업무방해) 등을 받고 있다.

박상융 특검보는 3일 오후 언론브리핑에서 “오늘 김 지사 측 김경수 변호사가 특검을 방문해 시간과 일정을 조율했다”며 “출석 일자가 6일 오전 9시30분으로 잡혔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측한다”며 “물어볼 사항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그동안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증거와 드루킹 측 진술을 통해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 일당이 운영하는 경기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동일작업반복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참관한 것으로 파악했다. 특검은 이 자리에서 김 지사가 킹크랩 사용을 승인하고 이후 메신저 등으로 조작 결과를 보고받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드루킹' 김동원씨의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6일 소환을 예고한 가운데 3일 오후 김경수 경남지사가 경남 김해시 주초면 무더위 쉼터에서 특검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말하고 있다.송봉근 기자

'드루킹' 김동원씨의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6일 소환을 예고한 가운데 3일 오후 김경수 경남지사가 경남 김해시 주초면 무더위 쉼터에서 특검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말하고 있다.송봉근 기자

또 김 지사가 지난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씨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대가를 제안했다는 진술도 확보하고 공직선거법을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드루킹 측에 공직을 대가로 제안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수사팀은 지난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회원인 윤모 변호사를 통해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아리랑TV 비상임이사직을 제안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씨는 이미 옥중편지를 통해 도모 변호사에게 센다이 총영사직 제안이 들어왔다고 밝혔으며 같은 내용을 특검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지난 2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김 지사 관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 소속 직원이 압수물 운반용 박스를 들고 관사로 이동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지난 2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김 지사 관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 소속 직원이 압수물 운반용 박스를 들고 관사로 이동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김 지사를 불러 김씨와 주고받은 ‘시그널’ 메시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다. 비밀 메신저인 시그널을 이용해 만남을 위해 약속 시각을 조율하거나 정책과 관련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정황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드루킹을 잘 알지 못했다는 김 지사의 당초 해명과 배치되는 만큼 특검팀이 김 지사를 소환해 메신저 대화 내용을 중점적으로 물어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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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는 댓글조작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드루킹 일당과 만난 사실 자체는 시인하지만 그 자리에서 킹크랩 시연회를 본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킹크랩과 같은 댓글조작 프로그램의 존재 자체를 드루킹이 체포된 이후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3일 “특검 소환에 당당하게 응하겠다”며 “필요한 내용은 어떤 내용이든지 충분히 소명하고 규명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특검은 정치적 공방과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정치 특검이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되어주기를 부탁한다”고 요구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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