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납치 한국인' 소식 들은 첫날 문 대통령이 보인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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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리비아 매체 페이스북 영상 캡처]

[사진 리비아 매체 페이스북 영상 캡처]

청와대는 리비아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돼 억류 상태인 한국인을 구출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에서 피해자로 추정되는 한국인 포함 4명이 촬영된 동영상을 언급하며 "리비아에서 납치된 우리 국민이 한 달이 다 돼서야 생존 소식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는 (동영상에서) '대통령님, 제발 도와주십시오. 내 조국은 한국입니다'라고 말했다"며 "그의 조국과 그의 대통령은 결코 그를 잊은 적이 없다. 납치된 첫날 '국가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구출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를 납치한 무장단체에 대한 정보라면 사막의 침묵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특히 아덴만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청해부대는 수에즈 운하를 거쳐 리비아 근해로 급파돼 현지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그의) 얼굴색은 거칠었고 목소리는 갈라졌지만 다친 곳은 없어 보여 참으로 다행이다"라며 "'나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의 정신적 고통이 너무 심하다'는 말에서는 오랜 기간 거친 모래바람을 맞아가며 가족을 지탱해온 아버지의 책임감이 느껴진다. 총부리 앞에서도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는 그가 타들어 가는 목마름을 몇 모금의 물로 축이는 모습을 봤다. 아직은 그의 갈증을, 국민 여러분의 갈증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정부의 노력을 믿고 그가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빌어주시기 바란다. 그렇게 마음을 모아주시면 한줄기 소나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앞서 1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오전 8시(현지시간)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에서 한국인 1명이 필리핀인 3명과 함께 무장민병대에 납치됐다. 이런 사실은 피랍자 석방 노력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외교부의 보도유예(엠바고) 요청에 그동안 보도가 되지 않았으나 리비아 매체가 페이스북을 통해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납치된 한국인 1명은 현지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60대 초반 남성으로, 장기간 리비아에 체류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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