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안해 폭행”…구미 원룸 여성 사망 가해자 4명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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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대전동부경찰서에 자수한 구미 빌라 동료여성 살해 피의자들이 이날 오후 9시쯤 구미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이들 여성 4명은 빌라에서 다툼 끝에 동료 여성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이불을 덮어놓고 대전으로 달아났다가 자수했다. [뉴스1]

27일 대전동부경찰서에 자수한 구미 빌라 동료여성 살해 피의자들이 이날 오후 9시쯤 구미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이들 여성 4명은 빌라에서 다툼 끝에 동료 여성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이불을 덮어놓고 대전으로 달아났다가 자수했다. [뉴스1]

20대 여성 집단폭행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 구미경찰서는 구미시내 한 원룸에서 함께 살던 여성을 집단폭행해 숨지게 한 가해자 4명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가해자는 20대 초반 여성 3명과 여고생 1명이다. 20대 1명과 여고생은 자매사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24ㆍ여) 등 가해자 4명은 지난 24일 구미시 인동의 한 원룸에서 말다툼 끝에 함께 살던 B씨(22ㆍ여)를 수시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이불을 덮어놓고 대전으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만나 지난 2월부터 구미에서 함께 생활해 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 24일 새벽 A씨가 갑자기 쓰러져 심장마사지까지 했지만 소용이 없어 이불을 덮어둔 뒤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가해자 4명은 숨진 A씨를 주먹은 물론 조립식 옷걸이 봉으로 돌아가며 때린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 이유는 사소한 의견 대립과 금전 문제 때문으로 조사됐다. 공동생활에서 청소와 설거지 등을 나눠 하기로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아서가 문제였다.

가해자 1명은 “돈을 빌려 간 후 갚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조사에선 언제 얼마를 빌려줬는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가해자 4명은 지난 24일 새벽 A씨가 숨지자 달아났다. 가해자 중 1명이 자신의 어머니와 통화하다가 이같은 소식을 알렸고, 이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이 구미 원룸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가해자 4명은 이 어머니의 설득으로 27일 대전의 한 경찰서에 자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로 의견이 다르면 폭행을 가했고 4명이 2개월간 숨진 A씨를 수시로 때렸다는 진술을 했다”며 “감금 폭행한 것은 아니지만 사소하게 폭행하다가 저항이 없자 강도가 심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하기로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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