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덮친 1m 짜리 트레일러 바퀴…3일전 점검땐 이상 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모란 기자

트레일러에서 빠진 대형 바퀴가 반대편 차로의 SUV 차량을 덮쳐 일가족 4명이 참변을 당한 사고(23일) 원인이 정비 불량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관련기사

고속도로서 트레일러 바퀴 날아와 승용차 덮쳐…일가족 4명 사상

24일 이 사고를 조사 중인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트레일러 운전사 이모(53)씨는 사고 3일 전인 지난 20일 이천시 장호원의 한 차량정비소에서 자신이 모는 25t 트레일러 차량을 점검받았다.

23일 오전 경기 평택시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서울 방향 끝 지점에서 25t 트레일러에서 빠진 바퀴에 SUV 차량이 맞았다. 이 사고로 일가족 4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사진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이 트레일러는 좌우 양쪽에 11개씩, 총 22개의 바퀴가 달려 있는 구조다. 운전석과 조수석 좌우로 각 1개, 그 뒤로 바퀴 2개씩 5쌍이 이어져 달려있다. 정비소는 이 중 펑크가 났던 바퀴 1개와 낡은 바퀴 2개를 교체했다. 이씨는 이후 집에서 쉬었고 사고 당일인 지난 23일 오전 충남 당진에 있는 회사로 철강류를 싣기 위해 이동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50분쯤 이씨가 장호원을 빠져나와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방향 3차로를 달리던 중 트레일러의 바퀴가 빠졌다. 차량 왼편 앞에서 4번째에 달려 있던 바퀴 2개 한 쌍이 통째로 빠져나갔다.

경찰, 23일 서해안 고속도로 바퀴 빠짐 사고 원인 조사 #운전자 "20일 정비소에서 바퀴 점검 및 교체" 진술 #경찰, 정비 불량 가능성 두고 정비업체도 조사 #

빠진 바퀴 중 한 개는 반대편 차로로 넘어가 A(47)씨가 몰던 SUV 차량을 덮쳤다. 이 바퀴는 지름만 약 1m, 무게가 80㎏에 달한다고 한다.

이 사고로 SUV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던 A씨의 아내(47)가 현장에서 숨졌고 뒷좌석에 타고 있던 A씨의 큰딸(15)이 중상을 입었다. A씨와 작은딸(13)은 경상을 입었다. 이들 가족은 딸들의 방학을 맞아 충남 홍성에 있는 친가에서 하루를 보내고 경기 구리시의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트레일러 운전사 이씨는 "차량의 바퀴가 많아서 빠진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