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그알’ PD에 연락해 “위쪽에 전화 좀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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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방송화면]

[사진 SBS 방송화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의 조직폭력배 유착 의혹을 취재한 ‘그것이 알고 싶다’ 담당 PD와 통화한 내용이 주목됐다.

2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취재 과정에서 이 지사가 담당 PD에게 “통화 좀 부탁드린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와 통화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이 지사는 통화에서 “일단은 우리 PD님한테 미안한데 위쪽에 전화를 좀 해가지고 죄송하다. 원래 제가 그런 거 안 하는 사람인데 제가 뭐 말씀드린 ‘빼달라’ 이런 얘기는 아니었고, 팩트를 좀 철저히 체크해주면 좋겠다는 점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2시간이 넘는 전화통화에서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예를 들면 종북으로 몰리고 또 패륜, 최근에는 불륜으로 몰리고 드디어 조폭으로까지 몰리고 있다”며 “그들에게 어떤 이익을 주려고 기획을 했거나 아니면 그들의 부당한 행위를 알고 제가 그걸 용인했거나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성남시라고 하는 데가 100만 도시이긴 하지만 좁다. 성남시에 제가 알기로는 종합‘시장파’라고 하는 것도 있고 ‘국제마피아’도 있다. 좀 있더라”라며 “심지어 제 이종 조카가 중학교 다닐 때 국제마피아의 중학생 조직원이었다. 그때 제가 그 애를 네 번 변론을 해줬다. 조카인데 어떻게 합니까”라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자인 배우 김상중은 방송 말미에 “이 지사는 담당 PD에게 수차례 문자를 보내왔다. 자신은 조폭의 배후가 아니며 공정하고 중립적인 보도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며 “이 지사의 대변인이 우리를 찾아와 문제의 인물들이 조폭 출신인지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했다.

이어 ‘고구마밭에 감자 몇 개가 있다고 해서 감자밭은 아니다’는 이 지사 대변인의 말을 전하면서 “우리는 묻고 싶다. 그렇다면 왜 고구마밭의 주인과 농부는 고구마밭에 뿌리내린 감자들을 미리 알아채지 못하고 철저히 구분해서 솎아내지 않은 것일까”라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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