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지속하는 가운데 충청권에서는 처음으로 온열질환자가 사망하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22일 충남도와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낮 12시20분쯤 충남 홍성군의 한 아파트에서 A씨(21)가 차 안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차량 주인 B씨가 발견, 신고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홍성에선 차에 있던 남성 숨지는 등 폭염 피해 잇따라 #충북 보은 24년만에 7월 기온 경신… 밤사이 열대야도
차량 주인 B씨는 “어젯밤에 차 문을 잠그는 것을 잊었는데 웬 남성이 뒷좌석에 누워 있어 신고했다”고 말했다.
당시 A씨는 얼굴이 파랗게 변한 채 열경련 증세를 보였고 체온이 42도까지 올라가 있었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이날 홍성의 낮 최고기온은 35.9도까지 치솟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자폐성)질환이 있는 아들이 아침부터 보이지 않아 찾고 있었다”는 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문을 열지 못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충남에서는 지난 21일까지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자가 56명에 달했다. 21일 하루에만 폭염 피해를 본 주민 7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세종에서도 21일 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일까지 전국에서 95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 1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49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더위에 노출돼 발생하는 온열질환은머리가 아프거나 구토·울렁거림 등의 증상을 보인다. 통증을 동반하는 열경련과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열실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외부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옷을 느슨하게 하고 물을 마셔야 한다고 보건당국은 당부했다.
대전과 충남·세종·충북 등 충청권에서는 폭염으로 밤사이 열대야가 나타났다.
22일 오전 대전(문화동)의 아침 최저기온이 26.7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충남 예산 26.9도, 서천 25.8도, 논산·홍성 25.3도, 계룡 25.1도 등으로 대부분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이다.
충남에서는 지난 10일 폭염특보가 발효된 뒤 13일째 이어지고 있다. 19일부터 대전과 세종·충남 전역으로 확대된 폭염주의보도 21일 오후 2시를 기해 폭염경보로 한 단계 올라갔다.
충북지역도 지난 11일부터 12일째 폭염특보가 유지되고 있다. 청주는 22일 오전 6시 현재 기온이 26도를 기록하면서 밤사이 열대야가 이어졌다.
충북 보은지역은 지난 21일 낮 최고 기온이 36.6도까지 오르면서 24년 만에 7월 최고기온을 갈아치웠다.
세종=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