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푸틴 초청한 백악관…美정보국장은 까맣게 몰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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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2018 러시아월드컵 공인 축구공을 선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2018 러시아월드컵 공인 축구공을 선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올 가을 워싱턴에 초청했다고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샌더스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푸틴 대통령을 가을에 워싱턴 DC로 초청하라고 지시했으며, 이미 양측 간에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은 국민의 진짜 적인 가짜뉴스를 제외하면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며 “테러, 이스라엘 안보, 핵확산, 사이버 공격, 무역, 우크라이나, 중동 평화, 북한 문제 등 논의된 많은 것 중 일부를 시행할 수 있도록 두 번째 회담이 열리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는 쉽고 일부는 어렵지만, 이 문제들에는 많은 해답이 있다. 모두 해결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백악관이 두 번째 미·러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이 사실을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콜로라도주 아스펜에서 열린 아스펜 안보포럼에 참석 중인 코츠 국장은 CNN과의 인터뷰 중 백악관이 푸틴 대통령을 초청한 사실을 처음 전해 듣고 매우 놀라면서 당황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초청 사실을 재차 확인한 뒤 “특별한 일이 될 거다”라고 짧게 답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왜 코츠 국장에게 사전에 정보를 알리지 않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2016년 미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중앙정보국(CIA) 등 미 정보 당국 대신 푸틴 대통령을 편들어 거센 역풍을 맞았다.

당시 정상회담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기관) 사람들은 러시아가 했다고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아니라고 한다”며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러시아가 개입할 어떤 이유도 알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자국 정보기관보다 푸틴 대통령을 신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여당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인 폭스뉴스 등에서도 “수치스러운 행동” “구역질이 난다”는 비판이 나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만에 핵심 발언을 공개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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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녹취록을 검토한 결과, 내 발언의 핵심 문장에서 ‘러시아가 개입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would’라고 말했지만, ‘러시아가 개입하지 않을 이유를 모르겠다’ 또는 ‘내가 우리 정보기관을 믿지 않을 이유를 모르겠다’, ‘wouldn’t’라고 해야 했다”며 “일종의 이중 부정임을 명확히 한다”고 정정한 것이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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