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원룸서 숨진 채 발견된 20대 남자·아기 ‘父子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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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A씨와 아기 시신 발견 당시 뉴스. [사진 JTBC]

지난 5월 A씨와 아기 시신 발견 당시 뉴스. [사진 JTBC]

지난 5월 경북 구미 원룸에서 변사체로 함께 발견된 20대 남자와 아기는 부자지간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10일 “DNA 검사결과 원룸에서 숨진 A(28)씨와 아기는 부모와 자식 관계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기의 친모(28)와 사실혼 관계였던 A씨가 홀로 아기를 키우면서 제대로 돌보지 못해 함께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친모는 지난해 8월 혼자 아기를 낳은 후 A씨와 같이 살다가 올해 초 집을 나갔다.

경찰은 최근 출생신고와 병원 진료를 하지 않는 등 아기를 방치한 친모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사망 당시 생후 9개월 된 아기는 아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아직 정밀 부검결과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다. 경찰에 따르면 부패가 심해 사망원인이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

앞서 지난 5월 3일 오후 2시 30분쯤 구미시 한 원룸에서 A씨와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다. 두 달째 밀린 월세를 받으러 간 원룸 관리업체 직원이 이상한 냄새가 나 경찰에 신고해 이들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씨와 아기는 나란히 누워있었고, 외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 아기는 매우 야위어 있어 A씨는 병을 앓다가 숨지고 아기는 굶어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집 안에는 음식도 없었고 분유통에는 분유가 조금 남아있었다. A씨는 주민등록상 대구에 사는 것으로 돼 있으나 ‘거주 불명자’로 등록돼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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