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매맞는 의사들…이번엔 강릉에서 망치 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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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와 의료인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중앙포토]

망치와 의료인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중앙포토]

지난 6일 강원 강릉의 한 병원에서 조현병 환자가 정신과 전문의를 향해 망치를 휘두른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일 전북 익산 응급실 폭행 사건에 이어 의료진 안전사고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40대 남성 조현병 환자가 지난 6일 가방에서 망치 꺼내 “죽이겠다” 휘둘러

 10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강릉 소재 병원에서 조현병으로 진료를 받던 남성 A씨(49)가 지난 6일 오후 2시쯤 진료실로 들어가 가방에서 망치를 꺼내 “죽이겠다”며 휘둘렀다. 진료실 집기가 부숴졌고 난동을 부리는 과정에서 망치가 부러지자 A씨는 의사에게 달려들어 주먹으로 폭력을 행사했다. 이를 막는 다른 의료진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피해 의사는 주말이 지난 뒤 9일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인 폭력신고센터에 사건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국민연금공단이 자신을 장애 3등급으로 판정하고 수당을 줄이자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에게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보호자도 의사에게 전화해 “아들이 망치나 칼을 들고 가서 의사를 죽일 것”이라고 협박했다. 병원은 A씨가 살인 전과로 보호관찰 상태임을 파악하고 보호관찰소에도 통보했지만, 협박과 욕설은 계속됐다.

지난 1일 일어난 전북 익산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사진 대한의사협회]

지난 1일 일어난 전북 익산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사진 대한의사협회]

 경찰은 현재 A씨에 대한 구속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익산의 한 응급실에서 40대 남성이 의사를 폭행하는 폐쇄회로(CC)TV가 인터넷에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대한의사협회·대한응급의학회·대한간호협회 등 보건의료인 800여 명은 지난 8일 경찰청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의료인 폭행범 징역형 처벌, 응급실 무장 경찰관 배치를 요구했다.

 이강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대한외상학회장)는 “버스 운전자를 폭행하면 승객 안전을 고려해 가중처벌하는 것처럼 환자 안전을 책임지는 의사 폭행에도 법 집행이 엄격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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