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감옥에서 재소자 전화 통화 자유로운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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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도소의 철창. [중앙포토]

한 교도소의 철창. [중앙포토]

 영국이 자국 내 주요 교도소에 수용된 재소자들을 위해 전화기를 마련해줄 계획이라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소자 폭력 줄이고, 불법 휴대폰 사용 막아야”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영국 법무부는 700만 파운드(103억원)를 들여 앞으로 2년 간 잉글랜드·웨일즈 소재 교도소 20곳에 전화기를 새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이미 전화기가 설치된 두 지역 교도소는 20곳에 이른다. 이번 추가 설치가 완료되면 총 40곳이 된다”고 전했다.

 이는 재소자들 간 폭력을 줄이는 동시에, 불법 휴대폰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영국 대부분 교도소엔 공중전화기가 마련돼 있지만 그 숫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전화기를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는 과정에서 재소자들 간에 적지 않은 다툼이 발생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교도소 내 불법 휴대폰 반입 역시 골칫거리였다. 지난 2013년 잉글랜드·웨일즈 교도소에서 총 7451대의 미등록 휴대폰이 적발됐다. 게다가 지난 2016년엔 잉글랜드 소재 한 교도소에서 재소자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감방 생활을 인터넷 생중계하는 해프닝까지 발생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한 교도소가 재소자들로부터 압수한 휴대폰.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한 교도소가 재소자들로부터 압수한 휴대폰. [AP=연합뉴스]

 법무부는 “교도소에 전화기를 도입하면 재소자들의 통화기록을 추적할 수 있다”며 “재소자들은 미리 승인받은 전화 통화만 가능하게 된다. 그래서 재소자가 수상한 행동을 하는지 여부를 쉽게 감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래프는 “(영국과 사정이 비슷한) 미국 교도소에선 전파 방해 장치를 이용해 감방 내 휴대폰 사용을 막는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이번 전화기 확대 설치 조치가 재소자들의 교정(矯正)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가족과의 원만한 관계가 재소자의 교정·교화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재소자들이 전화 통화를 통해 가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바깥 세상과 소통이 가능해진다면 (출소 이후) 재범률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월엔 프랑스 정부가 전국 모든 교도소에 유선 전화기를 설치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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