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순간의 묘기에 관중도 숨죽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살아있는 동물과 함께 경기를 치르는 종목으로 선수와 말의 호흡이 중요시되는 경기.
인류에 수렵·전투의 수단으로 요긴하게 쓰이던 말이 스포츠에 등장한 것은 기원전 680년. 그해 열린 제5회 고대올림픽에서 4마리의 말이 끄는 전차경주가 시작됐으며 1900년 파리에서 열린 제2회 근대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승마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넓은 지형과 지세를 이용한 종합마술이 스릴과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로 가장 각광 받고 있다.
승마는 주최국조차도 국제승마연맹(FEI)이 인정하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하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는 보수적인 경기. 서울올림픽에는 32개국 2백6명이 출전하는데 아시아에서는 한국(12명), 일본(11명) 등 2개국만이 출전한다.

<경기종목>
▲마장마술=높이 30cm 가량의 목책이 쳐진 가로 20m , 세로 60m의 마장에서 열리는 경기로 채찍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것이 특징. 5명의 심판이 규정된 구분동작의 정확성, 연계동작의 자연스러움, 추진운동의 경쾌함, 말의 유순한 자세 등을 종합 관찰하여 채점한다.
개인경기는 모두 30과목으로 분류되며 과목당 배정점수는 27과목이 10점이고 3과목이 20점이다.
경로위반이나 이탈의 경우 첫 번째는 2점, 두 번째는 4점, 세 번째는 8점이 감점되며 네 번째는 실권된다.
심판단은 과목별 채점 외에도 말의 보도 및 보조, 추진기세, 순종, 기수의 자세 등 4부문을 종합 관찰하여 20점씩 총 80점을 채점한다.
따라서 마장마술 개인경기의 만점은 과목별 점수 3백30점과 종합관찰점수 80점을 합친 4백10점이다.
32과목을 치르는 단체경기는 과목별 점수 3백50점에 종합관찰점수 60점을 합한 4백10점을 총점으로 한다. 한나라에서 4명이 출전, 상위 3명의 득점을 종합해 순위를 가린다.
▲장애물 비월=가로 80m·세로 1백30m의 경기장에서 수직판자 장애물·평행폴 장애물·3단 횡목 장애물·벽돌 장애물 등 1.5∼1.8m 높이의 장애물 16∼18개를 소정시간 내에 달리는 경기.
말이 불복종 할 경우 첫 번째는 3점, 두 번째는 6점을 감점 당하며 세 번째는 실권 당한다.
기수가 말에서 떨어지거나 말이 쓰러지면 8점을 감점 당하고 말과 사람이 함께 쓰러지면 실권 당한다.
장애물 비월시 장애물이 넘어지면 4점이 감점되며 장애물을 비월하지 못했을 때도 4점이 감점된다.
규정시간 초과시에는 초당0.25점씩, 재심경기 때는 초당 1점씩 감점된다.
개인전은 1, 2차 예선전 결과 상위 50%가 결승전에 진출하며 단체전은 팀당 4명이 출전, 상위 3명의 득점을 종합해 순위를 가린다.
▲종합마술=동일한 선수와 말이 마장마술·지구력·장애물 비월 경기를 종목별로 하루씩 3일 동안 실시하는 「승마경기의 꽃」.
첫날 마장마술경기는 20과목에 걸쳐 말이 선수의 의도에 얼마나 순종하는지를 테스트한다.
2일째 지구력 경기는 각종장애물이 설치된 27.6km의 도로·오솔길·야산을 제한된 시간 내에 주파하는 말의 마라톤.
3일째 장애물경기는 말의 여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거리 7백50∼9백m에 설치된 평균 높이 1.2m의 장애물 10∼12개를 뛰어넘는 경기.

<관전요령>
전통적인 귀족스포츠를 자부하는 승마는 관전시 매우 엄격하고 깔끔한 매너를 요구한다.
경기 중에는 시종 정숙을 유지하고 관중석 이탈을 삼가야하며 카메라플래시를 터뜨리거나 과도한 함성으로 말을 흥분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장애물 비월 때의 근접촬영은 금물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