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만원 현금 든 지갑 등 수차례 주인 찾아준 예멘 난민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8일 제주출입국 외국인청 앞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지난 18일 제주출입국 외국인청 앞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제주에 체류 중인 예멘 난민들이 제주도민이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 경찰서에 돌려줬다.

23일 뉴스1에 따르면 제주시 삼도1동 일대에 집단 거주 중인 예멘 난민들은 제주도민의 지갑을 이달 들어 4회 습득해 관할 오라지구대를 찾았다.

지난 1일에 예멘 난민들은 제주시청 인근 길가에서 현금 2000원과 신용카드 3장이 든 지갑을 습득해 신고했고, 또 지난 5일에는 “타고 있던 버스에서 찾았다”며 예멘 난민들이 지갑을 들고 왔다. 해당 지갑에는 신용카드와 함께 현금 67만원이 들어 있었다. 지난 6일에는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주운 스마트폰과 지갑을 주워 지구대에 신고했다. 당시 지갑에는 현금 8만원과 체크카드, 주민등록증이 들어 있었다. 지난 21일 예멘 난민들이 습득 신고한 지갑에도 현금이 55만원이 있었다.

해당 습득물들은 유실물센터를 통해 모두  주인에게 돌아갔다.

제주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 관계자는 “숙소 관계자 등의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 순한 성격”이라며 “다만 지역 주민과 예멘 난민을 모두 보호하는 차원에서 최근 관내 순찰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도에서 입국 신청을 한 예멘인 500여명에 대한 입국 찬반 논란이 뜨겁다. 입국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이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반면 이들이 입국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성폭행, 절도 등 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예멘 난민들의 무더기 입국이 시작된 지난달 초부터 현재까지 제주지방경찰청에 접수된 예멘 난민 관련 112 신고는 모두 7건이다. 유형별로 보면 소란행위 2건, 임신부 등 응급환자 3건, 길 물음 1건, 생활고 1건으로, 범죄 관련 신고는 없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