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하반기 예정됐던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을 무기한 유예했다.
국방부는 23일 오전 “한·미는 23일 긴밀한 협의하에 향후 3개월 이내 실시될 예정이었던 2개의 KMEP(케이멥·Korea Marine Exercise Program)를 무기한 유예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라며 “북한이 선의에 따라 생산적인 협의를 지속한다면 추가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무기한 유예된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은 대대급 KMEP로 알려졌다. 단일 훈련이 아닌 한국에서 연중 실시되는 한·미 해병대의 다양한 연합훈련을 KMEP라는 이름으로 진행한다.
한·미가 1976년부터 매년 해 왔던 미 해병대 기초전지훈련 KITP(Korea Incremental Training Program)가 2011년부터 KMEP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때부터 서북도서 방어훈련이 추가됐다.
해병대에 따르면 초기에는 KMEP에 따라 연간 10여 회의 훈련이 진행됐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가중된 2015년부터는 연 19회 안팎으로 확대됐다.
주로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해 있는 미국 3해병기동군이 한국으로 건너와 참여하는데, 소대급부터 대대급까지 다양한 규모로 훈련이 진행된다. 특히 북한은 과거 미국 3해병기동군의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이 부대가 유사시 가장 먼저 한반도로 건너와 대북 침투 및 증원군 전개에 필요한 정지 작업을 하는 임무를 띤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KMEP에 따라 계획된 훈련은 총 19회로, 이미 11회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8번의 훈련 중에서 향후 석 달간 예정된 2건의 훈련이 무기 연기 대상으로, 7월 포항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중대급 전술훈련 등이다. 지금의 북·미 간 대화국면이 이어지고 북한이 비핵화 이행조치에 나서면 나머지 한·미 해병대의 연합훈련도 무기 연기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앞서 미국 국방부도 이미 연기를 결정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마찬가지로 KMEP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매티스 국방장관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동맹인 한국과의 협조 아래 엄선된 2개의 훈련을 무기한 중단했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