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정부 대치전 태세 반정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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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랑군로이터·AP·UPC·AFP=연합】 버마 반정부 세력들은 2일 그들의 과도정부 구성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인「마웅·마웅」대통령에 반발, 오는 8일부터 즉각적인 민주화실시를 요구하는 대규모시위와 파업을 무기한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마웅」대통령은 1일 국영방송연설에서 국민들의 요구조건이 오는 12일의 집권당대회와 다음날의 인민의회토의를 거쳐 국민투표를 통해 이루어져야하며 이것이 현정권의 최대양보라면서 국민들의 즉각적인 민주화 실시요구를 거부했었다. 「아웅· 산·수· 키」여사 등 반정운동지도자들은 이날「마웅」대통령의 연설내용이 종전과 조금도 다른 점이 없다고 지적하고 국민들은 이제 민주화가 이룩되리라는 기미가 보일 때까지 투쟁하기로 결심했으며 집권당이주관하는 국민투표는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 동안 시위를 주도해온 단체중 하나인 학생운동 지도위원회는 이날 가맹조직 1백11개를 총동원,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것이라면서 3일과 5일, 6일에는 수 시간 동안의 시한부파업과 시위를 벌이고 그래도 과도정부가 수립되지 않는다면 8일부터 총파업과 대규모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임시정부를 구성할 예비내각의 모습이 반정부 지도층 안에서 서서히 형성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2일 현재 랑군 동쪽 80㎞지점의 모울메인시 등 약40개의 지방도시가 시위대의 수중에 장악돼 있다고 버마주재 외교관들이 말했다.
그러나 수도 랑군은 전날의 10만명에 비해 훨씬 적은 수천명이 시위를 벌였을 뿐 철시했던 상가가 상당수 다시 문을 열고 랑군 공항도 폐쇄 하룻만에 재개되는 등 대체로 평온을 되찾고 있다.
랑군주재 외교관들은 시위대가 현정부에 정치일정단축을 강요하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구체적인 임시정부 구성방법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정부 대 반정부의 지구전에서 정부가 승기를 잡은 상태일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한편 버마 정부는 파업중인 국영기업 종사자 등 전 국가 공무원들에게 직장복귀 명령을 내렸다고 국영 라디오방송이 2일 보도했다.
방콕에서 수신된 이 방송은 정부가 금융 및 수송부문 공무원들에게 식량공급 등 민생을 위해 직장복귀를 촉구하면서 반정부시위의 이유를 이해하고 있으므로 직장에 복귀하더라도 처벌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군인, 국영방송 장악>
○…버마 국영방송 BBS 직원들은 현재 자신들이 정부당국으로부터 승인된 사실만을 보도하도록 압력을 받고있다는 내용의 항의성명을 발표.
이들은 출판물에 적용되는 표현의 자유가 자신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동안 버마정부의 강력한 규제하에 있던 버마 츨판물들은 최근들어 상당한 자유를 획득, 반정부적 성격의 주장과 최근 데모 기사를 비교적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한 서방외교관은 『현재 BBS는 군인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이들은 만약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을 방송하면 당장이라도 전원코드를 뽑아버릴 태세』라고 전했다.

<25년만에 첫 민간신문>
○…2일 오후 랑군시내엔 4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민간신문이 등장.
「피투스 아민」 (인민의 의견)이란 제호의 이 신문은 4페이지짜리로 현재 버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기사 그리고 방콕·다카주재 버마대사관 밖에서 있었던 학생 데모 소식을 사진을 곁들여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현재 종이·잉크등 신문제작에 필요한 물자부족이 심각하지만 버마국민들에게 진실되고 편견 없는 사실을 전하겠다」고 창간의도를 표방.

<「민초혁명」이라 불러>
○…랑군의 친정부신문으로 손꼽히던 신문인 노동자일보는 최근 태도변화를 보이고 이번 시민 시위를「민초혁명」이라고 불렀다. 한편 랑군시내등에는 군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으나 지난 8월 중순 랑군 시위 때 보다 많은 1만2천명의 군법력이 랑군교외에 진출, 주둔하고 있다고 외교관들이 전했다.

<공산당 무기제공 거부>
○…버마학생들은 2일 정부와 싸울 무기를 제공해주겠다는 버마공산당(BCP)의 제의를 거절했다.
전버마학생연맹은 버마공산당에 보낸 회신에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신봉할 뿐 공산당과 같은 1당통치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
학생들은 또 『우리는 폭력혁명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제, 『우리는 대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고있기 때문에 무기가 필요치 않다』고 강조. 【외신종합=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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