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 회담 큰일 출발점, 매우 중요한 며칠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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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일주일 가량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면서 “매우 중요한 며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회담이 “큰일의 출발점”이라고도 강조했다.

회담 열리는 카펠라 호텔, 100여개 객실 갖춘 5성급 #해변 통하는 전용 길 있어 도보다리 산책 재연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법안 서명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과의 협상)은 매우 잘 되고 있다”며 “많은 관계가 구축되고 있고, 많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라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을 언급한 것이 회담이 하루로 끝날 게 아니라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인지 회담 전후 기간을 표현한 것인지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다.

앞서 그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싱가포르에서 북한과의 만남이 큰일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곧 알게 될 것”이라고도 적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싱가포르에서 남북미 3국 간 정상회담이 개최되거나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정상회담의 일시와 장소도 모두 확정됐다.
전날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 현지시간으로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에 열린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트위터를 통해 회담 장소가 센토사섬에 있는 카펠라 호텔이 될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싱가포르 남부의 휴양지 센토사섬은 710m의 둑길로 본토와 연결돼 있어 차량 출입 통제가 쉽고, 주변 경비가 용이해 보안과 안전 면에서 최적의 장소라는 평가가 나온다. 무함마드 파이잘 압둘 라만 싱가포르 국가 안보 연구원은 뉴스위크지에 “본토와 분리된 카펠라 호텔의 위치는 회담에 대한 보안 위협을 막기 위한 가상의 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도 “본토와 떨어져 있다는 사실은 조직자들이 불필요한 손님들로부터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전했다.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2009년 문을 연 5성급 카펠라 호텔은 센토사섬 남쪽에 위치하며 30에이커(약 12만m²)에 달하는 열대우림 속에 있다. 싱가포르 기업인 폰티악 랜드 그룹의 키위 일가가 소유권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12개의 객실과 빌라는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디자인했는데 과거 영국 포병대 식당이 있던 식민지 빌딩을 현대식 건축물로 재건했다고 한다. 이 호텔 회의실에는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지는 대형 창문이 있어 남중국해를 조망할 수 있다.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 [로이터=연합뉴스]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 [로이터=연합뉴스]

CNN에 따르면 이 호텔은 개인 별장과 다름없는 독채 건물 ‘콜로니얼 매너’를 갖추고 있다. 외부는 전통적 영국식 스타일인 반면, 내부는 아시아 예술품과 가구로 꾸며져 있는데 일반 투숙객은 통상 출입이 어려운 “안전하고 사적인” 장소라는 게 CNN의 설명이다. BBC는 일반 객실의 1박 가격은 663 싱가포르 달러(약 53만원)부터 시작하고, 콜로니얼 매너의 경우 1만 싱가포르 달러(약 802만원)라고 전했다.

센토사섬과 일대 특별행사구역.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센토사섬과 일대 특별행사구역.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앞서 싱가포르 정부는 샹그릴라 호텔 주변과 센토사섬 일대를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했다. 싱가포르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는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되면 특정 활동에 제한이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 지역으로 들어가는 사람과 차량은 엄격한 보안 조치를 받게 된다. 가방과 신체 검사를 포함해 몇 가지 현장 검사가 이뤄질 수 있다. 신원 정보를 상세히 적도록 요청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드론과 깃발, 배너,신호탄 및 인화성 물질 같은 물품도 이 지역에 허락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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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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