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3명 운명의 날, 장남 '부정편입' 의혹 오늘 현장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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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와 경비원 등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폭행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폭행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진그룹 오너 일가 3명에 대한 조사가 오늘 동시에 진행된다. 폭행 및 폭언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은 법원에, 밀수 혐의를 받는 조현아(44)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관세청에 출석한다. 아울러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 의혹에 대해선 교육부가 4일 현장조사에 나섰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5명의 조사관을 파견해 조 사장의 ‘부정 편입’ 의혹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작했다. 교육부는 조 사장의 ‘부정 편입’ 의혹은 물론 인하대의 현재 편입학 운영실태도 점검할 계획이다. 최근 조 사장의 부정 편입학 의혹이 불거진 이후 교육부가 현장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상연 대학학사제도과장은 이날 “1998년 3월 인하대로 편입한 조 사장이 자격 요건을 제대로 갖추고 있었는지 당시 편입학 실태 전반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문 과장은 특히 “모집 요강과 실제 편입 사례를 정밀히 대조해 어느 정도 위반이 있었는지 따져보겠다”며 “귀책 사유는 누구에게 있고, 있다면 단순 실수였는지 고의성이 있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가 현장조사에 나섰다. [사진 인하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가 현장조사에 나섰다. [사진 인하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조 사장은 미국의 2년제 대학을 다니다 1998년 3월 인하대 3학년으로 편입했다. 당시 인하대는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 과정 이상 수료 및 졸업예정자, 또는 전문대 졸업(예정)자만 3학년 편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조 사장은 1995년에 입학한 미국 2년제 대학에서 졸업인정학점(60학점 평점 2.0)에 못 미치는 33학점(평점 1.67점)을 이수한 뒤 1997년 2학기 외국대학 학생 자격으로 인하대에서 21학점을 취득했다. 교육부가 집중적으로 조사할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환학생으로 편입 자격을 취득한 과정이 정당했는지, 다른 학생들도 이런 방식을 통해 편입학이 가능했는지 등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1998년 조 사장의 편입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당시 대학 측의 판단과 처분이 적절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당시 조 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인하대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었는데, 그 때 역시 학교 안팎에서 편입학 전형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이에 따라 당시 교육부도 조사를 벌여 조 사장의 편입학 관련자들을 징계하도록 대학에 요구했다. 그러나 대학 측은 편입학 관련 서류 처리를 맡았던 교직원만 징계했다. 조 사장은 이후에도 계속 학교를 다녔고 2003년 졸업했다. 문상연 과장은 “1998년 당시 교육부의 조사 내용과 인하대의 처리 방식도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현 단계에선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하대는 “당시 외국대학과 국내대학은 학점 체계가 달라 외국대학 학점 이수자의 경우 대학 심의위원회를 거쳐 학년 자격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조 사장의 부정 편입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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