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오너 일가 3명에 대한 조사가 오늘 동시에 진행된다. 폭행 및 폭언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은 법원에, 밀수 혐의를 받는 조현아(44)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관세청에 출석한다. 아울러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 의혹에 대해선 교육부가 4일 현장조사에 나섰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5명의 조사관을 파견해 조 사장의 ‘부정 편입’ 의혹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작했다. 교육부는 조 사장의 ‘부정 편입’ 의혹은 물론 인하대의 현재 편입학 운영실태도 점검할 계획이다. 최근 조 사장의 부정 편입학 의혹이 불거진 이후 교육부가 현장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상연 대학학사제도과장은 이날 “1998년 3월 인하대로 편입한 조 사장이 자격 요건을 제대로 갖추고 있었는지 당시 편입학 실태 전반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문 과장은 특히 “모집 요강과 실제 편입 사례를 정밀히 대조해 어느 정도 위반이 있었는지 따져보겠다”며 “귀책 사유는 누구에게 있고, 있다면 단순 실수였는지 고의성이 있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미국의 2년제 대학을 다니다 1998년 3월 인하대 3학년으로 편입했다. 당시 인하대는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 과정 이상 수료 및 졸업예정자, 또는 전문대 졸업(예정)자만 3학년 편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조 사장은 1995년에 입학한 미국 2년제 대학에서 졸업인정학점(60학점 평점 2.0)에 못 미치는 33학점(평점 1.67점)을 이수한 뒤 1997년 2학기 외국대학 학생 자격으로 인하대에서 21학점을 취득했다. 교육부가 집중적으로 조사할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환학생으로 편입 자격을 취득한 과정이 정당했는지, 다른 학생들도 이런 방식을 통해 편입학이 가능했는지 등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1998년 조 사장의 편입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당시 대학 측의 판단과 처분이 적절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당시 조 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인하대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었는데, 그 때 역시 학교 안팎에서 편입학 전형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당시 교육부도 조사를 벌여 조 사장의 편입학 관련자들을 징계하도록 대학에 요구했다. 그러나 대학 측은 편입학 관련 서류 처리를 맡았던 교직원만 징계했다. 조 사장은 이후에도 계속 학교를 다녔고 2003년 졸업했다. 문상연 과장은 “1998년 당시 교육부의 조사 내용과 인하대의 처리 방식도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현 단계에선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하대는 “당시 외국대학과 국내대학은 학점 체계가 달라 외국대학 학점 이수자의 경우 대학 심의위원회를 거쳐 학년 자격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조 사장의 부정 편입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