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폼페이오·北 김영철 만찬회동…90분간 탐색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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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7시 뉴욕에서 90분간 만찬회동을 가졌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을 저녁식사를 시작으로 31일 오전(한국시간으로 31일 밤)까지 핵심의제에 대한 입장 교환과 조율, 합의를 이끌어 낼 예정이다.

이날 뉴욕 맨해튼 38번가에 있는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의 관저에서 오후 7시부터 시작된 첫 번째 만찬에서는 공식 회담을 앞두고 일종의 탐색전이 있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약 15분 전에 만찬장에 먼저 도착했고, 김 부위원장은 만찬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서 약 10분 전에 출발, 만찬 시간에 거의 맞춰 도착했다. 이날 만찬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시 김 부위원장이 주재한 오찬에 대한 답례 성격으로 보인다.

만찬장의 분위기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지만, 공식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약 90분간 함께 식사하며 상대의 분위기를 탐색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부위원장이 오후 8시 30분쯤 먼저 만찬장이 있는 고층아파트 건물을 나왔고, 약 5~6분의 시차를 두고 폼페이오 장관도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 모두 취재진에게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차량을 타고 만찬장에서 떠나 곧바로 숙소로 들어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0일 오후 7시(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뉴욕에서 북·미 정상회담 핵심 의제 조율을 시작했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0일 오후 7시(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뉴욕에서 북·미 정상회담 핵심 의제 조율을 시작했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양측은 그동안 진행돼온 양국 간 판문점ㆍ싱가포르에서의 접촉을 토대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미국 측의 체제안전 보장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정상회담 핵심의제와 일정 등에 대해 최종 담판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한 비핵화, 즉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추구하고 있다. 그럴 경우 북한이 한국수준의 경제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카드를 일찌감치 꺼내 보인 바 있다.

이에 반해 북측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 보장, 즉 CVIG(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를 원하고 있다. 종전선언, 평화협정, 미국 의회 보장 등 이중 삼중 안전장치를 내 보일 것으로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내일은 회담 일정으로 하루가 꽉 찰 것”이라며 북ㆍ미 고위급 회담이 ‘마라톤 협상’식으로 장시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김 부위원장은 북ㆍ미 정상회담 막판 조율을 위해 이날 오후 뉴욕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폼페이오 장관은 김 부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뉴욕으로 향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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