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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주먹" 문성길 초고속 챔피언|프로 입문 7전만에 정상 등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돌 주먹 문성길 (25)이 다분히 홈링의 이점에 힘입어 한국 프로 복싱 사상 최소 전적으로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문성길은 14일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서울 테헤란로) 특설 링에서 벌어진 WBA밴텀급 타이틀 매치에서 6회 초반 챔피언 「카오코·갤럭시」 (29·태국)와 난타전을 벌이다 우연한 버팅으로 오른쪽 눈 위에 3㎝가량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경기를 속행할 수 없는 상황이 돼 규정에 의해 5회까지의 채점 결과 3-0 심판 전원 일치의 판정승을 거두었다.
이날 왼손잡이로 받아치기가 특기인 「카오코」는 초반부터 문의 적극 공세에 밀리다 반격을 시도할 때는 머리를 디미는 등 버팅의 위험이 많았다. 그러나 일본의 「모리타」주 심은 한차례의 경고도 주지 않았으며 6회 들어 문제의 버팅으로 문이 스스로 경기를 중단하자 링 닥터에게 보인 후 경기 속행 불능을 선언했다. 이와 같은 상황이 만약 적지에서의 도전이었다면 문의 TKO패와 같은 불리한 결정이 내려졌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따라서 문의 챔피언으로서 진가는 앞으로의 방어전에서 입증 돼야 할 것이다.
「카오코」 측도 정당한 가격에 의한 부상이므로 판정에 승복할 수 없다며 WBA에 제소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7년3월 「릭·바헤로트」를 KO로 누르고 프로에 데뷔한 문은 6전 6KO승에 이어 단 7전만에 세계 타이틀을 획득함으로써 밴텀급 사상 최소 전적 챔피언 타이 기록을 세웠다 (종전 호주 「제프·네치」가 7전만에 IBF타이틀을 획득).
이로써 문성길은 홍수환 (74년) 박찬영 (87년)에 이어 이체급에서 세번째 챔피언이 됐으며, 한국 프로 복싱은 장정구 (WBC라이트 플라이급) 유명우 김용강 (WBC플라이급), 그리고 최점환 (IBF주니어 플라이급)과 함께 5명의 세계 챔피언을 보유, 프로 복싱의 황금 시대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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