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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전격 뉴욕행 … 트럼프 “내 편지 응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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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금 뉴욕으로 오고 있다. 나의 서한에 대한 믿음직한 응답이다. 고맙다”고 적었다.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마음이 바뀌면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를 보내 달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6·12 싱가포르 북·미 회담 개최를 재확정 짓는 외교적 절차로도 볼 수 있다.

북 최고위급으로 18년 만에 방미 #트럼프에게 김정은 친서 전할 듯 #비핵화 등 핵심 의제 논의 분수령 #베이징 경유, 중국과도 조율 관측

김영철은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과 함께 29일 오전 북한 고려항공 JS151편으로 경유지인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 2청사에 도착했다. 그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날 오후 워싱턴행, 30일 오후 뉴욕행 등 항공편 예약을 서너 차례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철이 29일 베이징 체류 중 중국 요인과 접촉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실제 만났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김영철은 2000년 조명록(인민군 차수)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 이후 미국을 방문하는 최고위급 인사다. 김영철과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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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은 또 방미 기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나 완전한 비핵화(CVID)와 체제 보장 ‘빅딜(big deal)’에 대해 최종 조율할 것이라고 한다. 폼페이오 장관이 조만간 평양을 찾아 김정은 위원장과 3차 회동을 하고 정상회담 의제를 확정 지을 수도 있다.

지난 27일 만나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 조율한 후 이틀을 보낸 성 김 주필리핀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30일 판문점에서 비핵화와 대북 체제보장 구상을 다시 논의한다.

김 대사가 이끄는 미국 실무협상팀은 28일 하루 숨 고르기를 하며 상부의 지침을 기다렸고 29일 밤늦게까지 판문점으로 이동하지 않았다. 김 대사는 이날 숙소인 시내 한 호텔을 수차례 떠났지만 행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대사는 이날 마크 내퍼 주한 미 대사대리와 숙소 호텔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의제와 관련한 의견을 조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트윗에서 “북한과 대화를 하기 위한 훌륭한 팀을 구성했다. 정상회담, 그리고 그 이상과 관련한 만남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 만남이 의제를 조율하는 판문점 회담인지, 의전을 조율하는 싱가포르 회담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북한과의 대화가 진전되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수십여 건의 추가 대북제재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전했다. WSJ는 “미국이 이 제재 방안을 연기한 것은 두 정상(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회담을 되살리기 위한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베이징=김현기·신경진 특파원
서울=윤성민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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