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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특검 후보, 검사장 출신 등으로 압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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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 등이 주도한 네이버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특별검사 후보가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 등으로 좁혀지고 있다. 특별검사로 추천된 전관 출신 판·검사와 명망있는 변호사 가운데 상당수가 난색을 표하는 이른바 ‘특검 구인난’ 속에서도 현직 때 중·대형 사건 수사를 경험한 법조인들이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민유태·임정혁 등 자천타천 물망 #변협, 내달 4일 최종후보 4명 결정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2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유난히 정치적 색채가 짙어 특검의 부담이 큰 게 사실이지만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려는 의지를 가진 검사장급 인사들이 자천타천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특검 후보로는 40여명이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에 추천된 상태다. 상당수가 전직 검사장 등 검찰 고위직 출신이다. ▶민유태(사법연수원 14기·전 전주지검장) ▶임정혁(16기·전 법무연수원장) ▶김경수(17기·전 대구고검장) ▶최재경(17기·전 인천지검장) 변호사 등이 추천됐다고 한다.

변협은 이들 중 4명의 후보를 추려 야 3당에 추천한다. 야 3당이 2명을 선택하면 특검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최종 1명을 임명하게 된다.

추천 후보 가운데 임정혁 변호사 등 3~4명이 우선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적폐 검사’로 찍혀 옷을 벗은 18기 출신 변호사 중 일부도 후보로 추천됐지만 이들은 ‘퇴직 1년 이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문제는 이번 특검이 정부 출범 초기에 이뤄지는 데다 검찰과 경찰의 초동 수사가 부실해 진상 규명이 쉽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특검 후보로 추천된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드루킹 특검은 정치적 부담이 크고 수사 이후 공판까지 최소 1년 이상이 걸리지만 겸직 금지조항 때문에 특검의 시간과 경제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특검 후보도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팀은 전 국민적 지지를 받았는데 드루킹 특검은 여론이 심하게 갈리는데다 납득할만한 수사결과를 낼지도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변협은 다음달 4일 특검후보추천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후보 4명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김현 대한변협 회장은 “특검의 자격은 수사력과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 등 3가지 요소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구인난’ 이야기를 들었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공정한 절차를 거쳐 후보를 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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