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업] 열악한 해상교통·학교 시설 등 개선 노력 이어가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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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3선 - 소임을 마감하며, 민선7기에 바란다

 필자는 6월이 끝나면 3선 12년간의 군수로서 임기를 마감한다. 돌이켜보면 소기의 목적을 이룬 것도 있지만, 아쉬웠던 점도 있어 그 소회를 함께 동분서주했던 옹진군 공직자와 우리 군민에게 밝힌다.

 옹진군은 서해 최북단을 포함한 도서 지역으로, 도서와 육지 간의 이동수단을 대부분 해상교통에 의존한다. 서해5도 항로와 근해도서 항로를 포함해 총 9개 항로와 16척의 여객선이 운항하고 있지만, 기상 상황에 따라 연간 최대 60일 이상 결항되고 있다. 이런 교통 두절로 많은 도서 군민이 심적 고통을 겪는 게 현실이다. 최근 항해장비가 첨단화된 점을 고려해 해양경찰서에서 연중 여객선 결항일수가 줄어들 수 있도록 풍랑·안개 등의 유연한 측정과, 장기간 통제 시 해경 유도 항해 및 여객선 야간운항 등 주민편의 행정을 실행해야 한다.

 학교 없는 섬 지역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옹진군에는 초등학교 미설립 지역이 8개 도서에 달하고, 중·고등학교 미설립 지역이 각각 16개 도서에 이른다. 인구 1000명 내외의 북도·자월도조차 고등학교가 없다. 섬 지역의 학교 부재는 우리나라 전 도서 지역에 해당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도서 지역의 소규모 학교 폐쇄나 통폐합은 학생의 유학(遊學)으로 이어져 섬 주민의 생활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경제논리에 의한 도서 학교 폐교나 통폐합 정책으로 인해 많은 도서의 학생이 헌법 제31조 교육의 의무를 받을 권리를 침해당하고, 학부모와의 가족단절 및 도서 지역 젊은 인구 층의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끝으로 옹진군 지역을 관할하는 군수로서 군민에게 알려주고 싶은 게 있다. 적지 않은 도서주민에게 섬 특유의 고립성에 기인한 배타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군민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를 통해 타 도서나 관광객에 대한 배타성과 소통 부족 문제가 많이 해소됐지만, 아직도 외부인에 대한 배려나 친절 등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도서 군민이 외부인을 보다 관용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능력 있는 다양한 계층의 인력 유입과 지역 발전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필자는 군수 소임을 마감하며 그동안 지지해주고 때로는 비판하며 인도해주셨던 군민 여러분과 열심히 따라준 공직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조윤길 옹진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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