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급변에 접경지역 주민들 주말 동안 낙담→안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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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직접 발표한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경기도 연천, 파주 등 접경지역 주민들은 안도감을 나타냈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국내 언론사의 핵실험장 폐기 취재 허가 지연, 북한 고위급의 강경 발언에 이어 주말 동안 이뤄진 북미 정상회담 취소, 제2차 남북 정상회담 등의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아찔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안도 #앞선 북미 정상회담 취소 땐 낙담 #북미 정상회담 통해 종전선언 기대 #남북관계 부침에 덤덤한 분위기도

접경지역 주민들은 “남북 정상이 일상처럼 만나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최종적으로 성사되고 남북미 회담까지 이어져 한반도에 어렵게 찾아온 대화와 평화의 실마리가 종전 선언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희망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석우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는 “갑작스러운 북미 회담 취소 발표로 한반도 평화 모드는 물 건너가나 하는 불안감도 들었지만, 판문점에서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열릴 수 있는 기틀이 마련돼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북미, 남북미 정상회담에서 현재의 정전 상태가 종전 선언으로 전환돼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이 영구히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천 주민들은 2015년 8월 북한군의 포격 도발로 불안에 떨었던 경험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남북의 문제가 언제까지 주변국에 의해 영향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서글픔도 든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민통선 내 해마루촌의 조봉연 농촌체험마을추진위원장은 “민통선 주민들은 주말 동안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따라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있다”며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이 잘 이뤄진 만큼 북미 정상회담도 열려 남북 화해가 정착되고, 남북 교류에 이어 경협까지 활발하게 되살아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27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인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 마을의 신금식 부녀회장은 “급변하는 남북관계를 늘 겪어오다 보니 이제는 낙담과 환호 대신 담담한 심경으로 남북 관계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판문점 선언 이후 예전보다는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판문점 선언이 잘 이행되고, 종전 선언으로 이어져 남북 간에 평화가 완전히 자리 잡아 민통선 주민들이 불안감 없이 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주 민통선 마을인 통일촌 이완배 이장은 “판문점 선언 후 기대감에 들떠 있던 마을 분위기가 북미 회담 취소 발표로 낙담으로 바뀐 상태여서 2차 남북 정상회담 소식에도 주민들은 긴가민가한 반응”이라며 “이번에는 좋은 결과가 있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연천·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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