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성)폭행·음주운전···넥센 히어로즈 출구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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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에 불미스러운 일이 끊이질 않고 있다.

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 로고 [사진 넥센 히어로즈]

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 로고 [사진 넥센 히어로즈]

넥센 구단은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구단으로서 메인 스폰서 넥센타이어를 비롯해 수십개의 서브스폰서를 유치해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구단에 비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2014시즌엔 준우승을 거두고, 강정호(피츠버그), 박병호(전 미네소타) 등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시키는 등 KBO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하지만 넥센 구단은 지난 2016년부터 암울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2016년 10월 넥센에서 뛰다가 상무에 입대한 외야수 문우람이 승부조작 연루에 가담했다는 의혹으로 법정 구속됐다. 당시 상무 소속이었던 터라 히어로즈 구단에는 큰 불똥이 튀지는 않았다.

[포토]고개숙인 강정호

[포토]고개숙인 강정호

그해 12월 피츠버그에서 활약하던 강정호가 국내에 들어와 음주운전 뺑소니를 했다. 강정호는 이미 넥센 선수가 아니었지만, 강정호가 넥센에서 뛰던 2009년 8월과 2011년 5월 각각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야구 팬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넥센 구단 측은 "강정호가 구단에 보고하지 않아 전혀 몰랐던 일"이라고 했다.

급기야 2016년 여름 넥센 구단의 초석을 다져놨다고 평가받는 이장석 대표와 남궁종환 부사장이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가 시작됐다. 2008년 이 대표는 현대 유니콘스 인수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하자 홍성은 회장에게 구단 지분을 대가로 한 투자를 제의했다. 홍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20억을 넘겨줬고, 대가로 센테니얼인베스트(현 서울 히어로즈)의 지분 40%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지분을 양도하지 않으면서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포토] 이장석 대표 '입 꽉 다물고'

[포토] 이장석 대표 '입 꽉 다물고'

2년이나 질질 끈 이 사건은 지난 2월 이 대표가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일단락됐다. 남궁 부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KBO는 이 대표의 직무를 정지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옥중에서도 구단 운영에 개입한다는 설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구단 수뇌부의 실형으로 인해 넥센 구단은 도덕적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그런데 사회 윤리에서 납득할 수 없는 사건이 줄줄이 터졌다. 2017년 KBO리그를 강타한 '최규순 심판 게이트'에 넥센 구단의 전 임원이 연관된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안우진. [사진 넥센 히어로즈]

안우진. [사진 넥센 히어로즈]

지난해 8월에는 최고 신인 투수로 기대했던 안우진이 휘문고 시절 후배 선수들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센은 안우진과 KBO리그 역대 신인 계약금 중 공동 5위에 해당하는 6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자 구단 내에서 지난 1월 5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의 박동원(왼쪽)과 조상우. [중앙포토]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의 박동원(왼쪽)과 조상우. [중앙포토]

구단 안팎으로 여러 사건에 시달린 넥센은 올해 부상자도 속출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를 비롯해 타격왕 출신 서건창, 지난 시즌 신인상 이정후 등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23일 마무리 투수 조상우와 주전 포수 박동원이 인천에서 여성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 KBO로부터 참가 활동정지 조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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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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