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통째 살린다" 한국당vs평화당 슬로건 표절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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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19일 김호산 민주평화당 무안군수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19일 김호산 민주평화당 무안군수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6ㆍ13 지방선거 슬로건을 두고 자유한국당과 민주평화당 사이에 표절 시비가 붙었다.
민주평화당 전남 무안군수 김호산 후보가 선거 슬로건으로 “무안을 통째로 살리겠습니다”를 사용하면서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25일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선거 슬로건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 8일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를 공개하는 등 이번 선거에서 ‘통째로’ 시리즈를 내세우고 있다.

한국당 내에서는 ‘통째로’라는 어감이 주는 부정적인 뉘앙스 때문에 이 슬로건을 쓰지 않는 후보들이 있는데, 오히려 평화당 후보가 이 문구를 쓴 것이다.

김 후보는 지난 19일 선거 슬로건을 발표하면서 “선거의 메인 슬로건을 ‘무안을 통째로 살리겠습니다’로 정했다”며 “농업과 수산업, 관광과 4차 산업 모두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공약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 슬로건 및 로고송 발표 행사에서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슬로건을 공개하며 발언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 슬로건 및 로고송 발표 행사에서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슬로건을 공개하며 발언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당 홍보국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민주평화당 후보가 자유한국당의 슬로건과 너무나도 유사한 문구와 디자인을 가진 슬로건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어 문제를 제기한다”며 “어감도 비슷할 뿐더러 통째로의 글자를 강조하고자 사용한 붓 터치 등 전반적으로 디자인 대부분도 그대로 따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①처음과 마지막 부분의 글자는 굵은 고딕 느낌의 글자체를 사용한 점 ②‘통째로’만 캘리그라피 느낌의 글자체를 사용한 점 ③‘통째로’의 뒷 배경으로 붓터치 디자인을 사용한 점 등을 표절 근거로 제시했다.

자유한국당 경제슬로건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 경제는 자유한국당입니다’ [한국당 제공]

자유한국당 경제슬로건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 경제는 자유한국당입니다’ [한국당 제공]

한국당은 “자유한국당 선거슬로건을 훔쳐 쓴 김호산 후보와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까지 참석 했는데도 이를 묵인한 박지원 의원에게 엄중 경고를 한다”며 “민주평화당의 즉각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적 검토를 거쳐 단호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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