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챔프 반지를 내 손에' 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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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의 윌리엄스(위)가 KCC 민렌드의 수비를 제치고 슛을 하고 있다. [전주=뉴시스]

마지막 두 팀이 남았다. 프로농구 2005~2006 정규시즌 1위 모비스와 2위 삼성이다.

모비스는 13일 전주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강 4차전에서 크리스 윌리엄스(31득점.12어시스트.9리바운드)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KCC를 78-74로 꺾고 3승1패를 기록, 7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모비스는 삼성과 19일부터 7전4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을 치른다.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승부였다. 모비스는 1쿼터 초반 양동근과 윌리엄스의 연속 득점으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KCC 찰스 민렌드와 아써 롱의 슛이 터지면서 경기는 균형을 이루기 시작했다. 이상민.추승균.조성원 등 KCC의 노장들은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았다.

KCC는 3쿼터에 한 번 더 휘청거렸다. 3쿼터 5분쯤 모비스 하상윤과 윌리엄스의 슛이 터지면서 점수는 10점 차까지 벌어졌다. '이젠 체력이 다했구나' 싶을 때 민렌드와 이상민의 3점슛이 연달아 림을 갈랐다. 4쿼터가 시작되자마자 터진 조성원의 3점슛으로 경기는 63-62로 뒤집혔다. 민렌드의 3점슛이 터진 4쿼터 4분10초에는 72-66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윌리엄스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올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다웠다. 윌리엄스는 골밑슛-어시스트-블록슛-리바운드를 엮어가며 KCC를 몰아붙였다. 74-74로 맞선 9분14초 윌리엄스의 긴 패스를 제이슨 클락이 공중에서 잡아 엘리웁슛으로 마무리했다. 윌리엄스가 그린 멋진 그림이 완성되는 순간, 모비스는 승리의 환호를 올렸다.

모비스는 조직력의 팀이다. 최고 스타는 없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출전 시간이 많지 않은 후보 선수 성준모는 "우리는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우승을 향해 함께 달리고 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이들에게 '농구를 알고 한다'는 윌리엄스의 가세는 큰 힘이 됐다. 윌리엄스는 말수가 적고 팀 플레이에 능하다. 실력도 뛰어나지만 팀 색깔에 어울렸다. 유재학 감독은 "정규시즌 1위에 만족할 수 없다"며 "플레이오프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놓았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삼성은 높이의 팀이다. 서장훈(2m7cm)-올루미데 오예데지(2m2m)-네이트 존슨(1m96cm)으로 이어지는 센터진의 높이는 10개 구단 중 최고다. 팀 리바운드 수는 평균 37.4개로 단연 1위다. 서장훈이라는 대스타가 팀의 리더 역할을 한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서장훈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배려해 주며 팀의 결속을 주문했다. 서른 살이 된 강혁은 한층 무르익은 실력으로 삼성 가드진을 이끌고 있다. 안 감독은 "정규시즌에 모비스에 4승2패로 앞선 만큼 우승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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