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머니 실신 사고' 박건우 "정말 괜찮아요"

중앙일보

입력

"정말 괜찮습니다. (양)의지 형이 미안하다고 해서 제가 더 미안해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박건우(28)가 '승리 세리머니 실신 소동' 이후 입을 열었다.

두산 박건우가 5월 15일 SK전에서 승리 세리머니 도중 쓰러진 상황에 대해 16일에 인터뷰를 하고 있다.

두산 박건우가 5월 15일 SK전에서 승리 세리머니 도중 쓰러진 상황에 대해 16일에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건우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머리에 혹이 났을 뿐 경기를 뛰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오늘 훈련도 다 소화하고 경기에도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건우는 전날 잠실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9회 말 3-4에서 동점 적시타를 때리고 1루에 나가 있었다. 이후 김재환의 2점 홈런으로 6-4로 이기자, 먼저 홈에 들어온 박건우는 다른 두산 선수들과 함께 김재환이 홈에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박건우는 몰려든 두산 선수들 틈에 끼어 환호하던 중, 양의지의 배트에 살짝 뒤통수를 맞아 몸을 가누지 못했다. 이어 환호하던 투수 세스 후랭코프와 부딪히면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의료진이 달려와 박건우를 살폈고, 다행히 정신을 차린 박건우는 걸어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박건우가 야구 인생에서 경기 중 정신을 잃었던 건 처음이었다.

[포토]박건우,세리머니에 쓰러져

[포토]박건우,세리머니에 쓰러져

박건우는 "(김)재환 형이 홈런을 친 줄 모르고 홈까지 전력질주를 했다. 홈에 들어오고 나서야 홈런인 걸 알았는데, 너무 열심히 뛴 나머지 숨이 찬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극적으로 이겨서 기분이 좋아서 환호하는데 (양)의지 형이 들고 있던 배트에 맞았다. 이후의 상황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눈을 떴을 때는 트레이너 선생님만 보였다"고 말했다. 박건우는 후랭코프와도 충돌이 있었다고 하자, 마침 더그아웃을 지나가는 후랭코프를 향해 웃으며 "야!"하고 소리쳤다.

박건우는 라커룸에 들어와 혈압을 쟀는데 평소보다 높아 병원에 가려고 했다. 다행히 뒤통수에 얼음찜질을 했더니 혈압이 떨어져 귀가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뒤통수에 혹이 만져졌지만 큰 이상은 없어 야구장에 나왔다고 했다.

박건우는 "그냥 해프닝인데, (양)의지 형이 무척 미안해해서 내가 더 미안하다. 일이 너무 커진 것 같아서 신경이 쓰인다"면서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다면 이런 사고 쯤은 괜찮다. 앞으로 머리에 근육(?)을 더 키우겠다"며 웃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건우가 쓰러진 장면은 잘 보지 못했다. 앞으로 선수들이 신경써서 세리머니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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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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