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최 영화’ 러시아 감독이 칸 레드카펫 못 밟은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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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브렌니코프 감독 이름 적힌 손팻말 든 '레토' 출연 배우들. [EPA=연합뉴스]

세레브렌니코프 감독 이름 적힌 손팻말 든 '레토' 출연 배우들. [EPA=연합뉴스]

옛 소련 시절의 전설적인 록스타인 고 빅토르 최의 젊은 시절을 조명한 영화를 만든 러시아 감독이 칸 영화제에 초청받았지만 레드카펫을 밟지 못했다. 그가 횡령 혐의로 가택연금 중이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택연금 중인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이 칸 영화제에 참석할 수 있게 일시 가택연금을 풀어달라는 프랑스 정부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지난 9일 칸 영화제 주최 측을 대신해 푸틴 대통령에게 가택연금 해제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으나,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사법은 독립적”이라면서 특별한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연극ㆍ오페라ㆍ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러시아 사회의 부패와 권위주의 등을 비판해 왔다. 그는 지난해 8월 정부의 지원을 받은 문화ㆍ예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6800만 루블(한화 약 1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체포돼 현재 가택연금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빅토르 최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담은 영화 ‘레토’로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분에 초청됐다. 빅토르 최 역은 한국인 배우 유태오가 맡았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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