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웅…』『벽을 넘어서』「88」공식영화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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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숱한 별들이 반짝이는 신비의 우주공간. 그 어둠속에서 빛나는 유성하나가곡선을그리며다가온다. 유성은 어느새청·홍·황삼색으로바뀌면서 서울올림픽의 휘장인 삼태극을 만든다. 그 속에서 떠오르는 지구, 다시 토끼모습의 한반도가 나타나며 세계인들의다양한모습들이 이중화면으로 오버 랩된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 운해와 기암괴석사이에서 태양이 떠오르며잠실주경기장의 모습이 나타난다. 여기에 아홉마리의 호돌이가 나타나 상모깃을 휘날리며SEOUL 1988을 만든다….
서울올림픽 공식기록영화『서울 영웅들의 부기』(가제)는 이렇게 시작된다.
서울올림픽의 감동의 순간들을 담아 후세에 전하게 될공식영화는 2시간30분짜리 기록영화『서울영웅들의 부기』와 2시간짜리 흥행용 예술영화『벽을 넘어서』(가제)등 두가지로 동시에 만들어진다.
기록영화는 국립영화제작소의 이광수감독(52)이, 예술영화는 극영화를 만들어온 임권택감독(52)이 총지휘를 맡으며 3백85명으로 구성된 49개 촬영팀이 동원된다.
총 제작비는 27억원. 촬영에쓰이는 네가필름만도 보통영화의 30배인 90만피트에 이른다.
『기록영화의 기본정신은 천·지·인을 가리키는 동양고유의 사상인 삼재사상을 채택했읍니다. 우리의 시각으로 서양스포츠를 조명하자는 것입니다』
이감독은 시나리오를 기본설계로 촬영하지만 편집과정을 통해 이를 더욱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제작하겠다고밝힌다.
기록영화는「정적」「혼돈」「화합」의 3개 테마로 구성된다. 12종의 식전·식후공연과 23개 경기분야등 이 세가지 테마로 분류해 12개의감정곡선을 따라 수용해 나간다.
예컨대「정적」의 장에서는텅빈 운동장에 한 어린이가은빛 굴렁쇠를 굴리며 달려가는 장면에 이어 출발선에 선선수들의 긴장된 모습을 연결시키는 식이다.
이는 태풍을 잉태한 정적에서 모든 것은 시작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혼돈」의 장은 양면성을 띤가면춤 장면에 이어 복싱·레슬링·유도등 치열한 격투를벌이는 선수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여기에서 세계의 분열상이 해설된다.
「화합」의 장은 고싸움놀이장면등에 뒤따라 축구·농구등팀웍을 위주로한 집단경기의하이라이트를 연결한다.
흥행영화『벽을 넘어서』의근본 테마는 인본(휴머니즘)이다.
TV와 기록영화가 승자와스포츠강국을 주로 부각시키는데 비해 예술영화는 승패에 상관없이 한 인간으로서의 선수들의 갈등과 애환을집중 조명한다.
그래서 경기자체는 물론 경기전후의 에피소드들을 추적하게 된다.
기록영화는 올림픽이 끝난후 곧바로 완성해 IOC에제출되지만 흥행영화는 1년뒤에나 완성,일반에 개봉하고 해외에 수출할 계획이다.
서울올림픽공식영화제작본부(본부장 백동호)는 이미 세계 l7개국에서 사전촬영에 들어 갔으며 오는 8월23일 성화채화및 봉송에도 촬영반이파견된다. 또 경기가 끝난뒤에도 각국에서보충촬영할 예정이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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