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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경하던 스님이 찬송가불러 "모든 종교는 형식 벗어나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회색 장삼에 자줏빛 가사를 걸치고 독경을 하던 스님이 갑자기「주기도문」을 외고 찬송가를불렀다.
지난 14일 오전6시 서울대 영안실 대림산업이란 캉간현장 사망 근로자 13명의 영결식에 참석한 조문객들은 스님의 찬송가에 어리둥절 해졌다.
주기도문을 외는 이 스님이 바로 불가에선 기인으로 통하는 청한스님(41·대구서광사주지).
1947년 충북영동군심천면용당리에서 태어나고교3년때 수학여행을 경주 석굴암으로 갔다가불상옆에 놓여있던 권선문(시주책) 에 몰래 장난삼아 10억원이라고 써넣은것이 불가와 인연을 맺게된 계기였다.
부처님께 거짓말을 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와하다 이듬해인 69년 대구팔공산의 파계사를 찾아가 입문했다는것.
『이젠 모든 종교가 어려움을 당하거나 고통을받는 소외된 계층을 위해 형식을 버려야된다』고 말하는 청한스님은 본분을 잊고 이권에만 연연해 청부폭력까지 마다하지 않는 일부 종단의현실을 매우 부끄러워했다. <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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