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어낚시|심산유곡에서 대를 담근다|등산즐기며 쫓고 쫓기는 묘미|「보초」도 세우는 영리한 물고기…중국선 "신선놀음" |진부령 북천이 명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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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험한 계곡을 쉴새없이 오르내리며 물고기를 낚는 산천어 낚시가 여름철을 맞아 인기를 끌고 있다. 벼랑·바위·나뭇가지를 뛰어 넘고 물이 흐르는 계곡을 건너면서 날쌔기로 이름난 산천어와 한판승부를 벌이는 산천어 낚시는 등산과 낚시의 즐거움을 동시에 만끽할수 있어 「등산낚시」로도 불리운다. 무더운 한여름날에도 시원하기만한 심산유곡을 누비면서 물소리·새소리를 벗하며 산천어를 낙노라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
산천어는 계곡중에서도 상류에만 서식하는 깨끗한 물고기.
매년10월이면 바다에서 암놈 (무지개송어) 이 올라와 난자를 배출하고 수놈(산천어)은 정액을 사정해 새끼를 부화하게 된다.
부화한 새끼들중 암놈은 그해를 넘긴뒤 이듬해 가을에 바다로 내려가며 수놈은 육봉 (육봉) 되어 평생을 계곡물에서 살게 된다.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신선이 먹고 일본에서는 노약자의 약으로 쓰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정력제로 사용된다는 말이 전해올 정도의 고급 어종이다.
산천어는 다른 물고기에 비해 신경이 대단히 예민해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낚을수 없다.
게다가 무리의 신변안전을 위해 망지기까지 둘 정도로 영악한 물고기이므로 섣불리 포인트에 접근했다가는 백발백중 들키게 된다.
그러나 신경의 대부분을 몸앞쪽 (상류) 에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에 뒤쪽 (하류) 에 대해서는 경계가 소흘한 허점이 있다.
따라서 포인트를 선정할 때에는 꼬리쪽 방향으로부터 발꿈치를 들고 허리를 구부려 살금살금 기어가 바위뒤에 몸을 숨겨야 한다. 이때 그림자가 물위에 비치게 되면 망지기는 즉각 나머지 무리에게 긴급 피난신호를 보내게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낚싯대를 드리울 때는 가급적 작은 동작의 언더 스로로 던져 망지기부터 감쪽같이 해치운 다음 나머지 무리들을 낚아 올리는게 요령.
여름철의 미끼로는 물가에 사는 각종 강벌레(수생곤충)가 가장 무난하다.
미끼로 쓸만한 강벌레로는 노래기·물번데기·검정지렁이벌레·구더기·잠자리·나비·지렁이등을 꼽을수 있다.
여름철 포인트로는 아침나절에는 수량이 많은 여울과 물밑에 있는 큼직한 바위부근의 상·중·하층이 노려봄직하다.
한나절이 지나면 크고 작은폭포밑중에서도 하얀 물거품이많이 일어 산소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는 양쪽 어깨편을 노리면 재미를 볼수 있다.
산천어 낚시는 다른 낚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활동량이 많으므로 배낭이나 신발·미끼통과 같은 보조 낚시용품을 고르는데 특히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
바지는 가급적 통이 좁아야 활동하기에 편리하고 셔츠는 한여름에도 반드시 긴소매를 착용해야 부상위험을 줄일수 있다.
이끼가 돋아나는 7, 8월에는 미끄럼을 방지하는 논슬립장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구할수 없을 경우에는 보통장화에 새끼줄을 감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
편광안경을 착용하면 수면으로부터의 반사광을 막아 물속을 투명하게 들여다볼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수온계는 영상 12도 정도의 수온을 적정온도로 하는 산천어 낚시에 있어 빼놓을수 없는 장비.
사람의 목소리를 삼켜버리는 계곡물소리를 감안해 불의의 사고에 대비한 연락도구로 호루루기를 가지고 가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하루종일 계곡을 누비려면 보통 낚싯대보다 훨씬 가벼운 낚싯대를 가지고 가야 큰고생을 면할수 있다.
항상 흐르는 물에서 사용하게 되므로 낙싯대는 탄력과 복원력이 뛰어나야 물고기를 제대로 끌어 올릴수 있다.
산천어낚시 최고의 명소로 꼽히는 곳은 해발5백m의 진부령 꼭대기에서 동해로 흐르는 북천.
얼마전까지만 해도 차량통행이 어려운 오지였으나 진부령과 간성을 잇는 기존의 도로가 확·포장되면서 1급낚시터로 떠올랐다.
대부분의 쓸만한 계곡이 보호 수면으로 지정돼 있는 것과는 달리 낚시 허용지역인데다 서울에서는 당일로 다녀올수 있는 편리한 점이 있다.
포인트가 길 바로 옆에 펼쳐져 있다는 것도 장점이며 고급어종인 은어낚시도 겸할수 있다. 무엇보다도 주변경관이 빼어나 피서를 할수있어좋다. <이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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