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국민이 열린우리 외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6일 영등포 열린우리당사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한 당원이 선물한 부채로 김근태 최고위원과 정동영 의장(왼쪽부터)에게 부채질을 해주고 있다. 강정현 기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다. 6일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것이다.

입당식이 열린 당의장실은 강 전 장관이 선거의 고유 색상으로 내세운 보라색으로 통일됐다. 원탁엔 보라색 탁자보가 씌워졌고 원탁 뒤엔 보라색 아이리스 꽃 수십 송이가 놓였다. 정동영 의장과 김혁규 최고위원은 보라색 넥타이를 매고 나와 강 전 장관을 환영했다.

그러나 강 전 장관의 일성은 당에 대한 쓴소리였다. 그는 "많은 국민이 열린우리당을 외면하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이 정치개혁을 말했지만 근본적으로는 기존의 정치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심지어 답습하고 심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이 생각하는 개혁 과제를 풀어가는 방법에서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한 것도 외면당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강 전 장관은 정치권의 패러다임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이제 전 세계의 흐름이 '블루오션'에서 '퍼플오션'으로 바뀌고 있다"며 "분열을 통합으로 바꾸고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지금과 같은 '외치는 정치'는 진정한 '살림의 정치'로 패러다임이 이동해야 한다"며 "포용, 너그러움, 국민에게 귀 기울이는 겸손함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퍼플오션이란 기존의 블루오션(새로운 잠재력을 가진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과 레드오션(현존 시장의 모든 세력과 싸워 이긴다는 전략)의 장점만을 따서 만든 마케팅 용어다. 강 전 장관 측은 '퍼플오션 정치'에 대해 "강남.북, 이념, 지역 같은 장벽과 경계를 허물고 서로 소통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강 전 장관은 6일로 예정돼 있던 MBC 100분 토론 출연을 취소한 데 대해 "선거법상 아무 문제가 안 됐지만 괜히 야당이나 다른 후보와의 다툼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측근은 "강 전 장관은 열린우리당까지 포함한 기성 정치를 비판하고 기존 정치의 방식과 문화를 바꾸는 실험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선언한 이계안 의원은 강 전 장관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환영했다. 그러면서 "지도부가 더 이상 끌지 말고 경선 계획을 정하면 4월 말 국민경선을 치르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