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드루킹 공범 서유기 오늘 영장 심사…경공모 살림 맡아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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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드루킹의 핵심 공범으로 지목한 박모(30·필명 서유기)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이 20일 열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진동)는 지난 18일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는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에 사용된 매크로 프로그램(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구했다.

경찰, 매크로 구입 과정 조사

현재까지 수사 상황에 따르면 드루킹 김모씨(49)등 일당 5명은 모두 민주당원으로 파악됐다.

김씨와 박씨는 매크로 프로그램 구입 배경에 대해 “구글에서 무료 프로그램을 구한 것”이라며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쉽게 구할 수 있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이지 거액을 주고 산 게 아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민주당으로부터 프로그램을 직접 받거나 구입 자금을 받지 않았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이 ‘배후 의혹’을 무마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매크로를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 등을 조사중이다.

특히 ‘서유기’ 박씨는 진보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동아일보 계열의 ‘MLB파크’ 등에 문재인 대통령 활동상을 담은 뉴스를 수차례 스크랩해 게시했다고 한다. 김경수 의원 페이스북 글도 캡처해 다른 커뮤니티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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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또 오랜 시간 김씨가 주도해 온 정치 사조직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살림을 맡아 왔다고 한다. 특히 박씨는 드루킹 조직이 운영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설립한 ‘느릅나무 출판사’와 같은 건물에 사무소를 차린 비누·주방용품 업체 ‘플로랄맘’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경찰의 압수수색 당시 파주의 출판사 사무실에서는 박씨 이름이 적힌 차량 보험 서류와 알뜰폰 등록 서류가 발견됐다.

이뿐 아니라 드루킹 김씨가 2년 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600만원)을 선고받은 사건에서도 박씨 계좌에서 돈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20대 총선(창원 성산)에 출마한 노회찬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 장모(57)씨 계좌에 모두 200만원(3월 19일·4월 4일 각 100만원씩)을 입금했다. 자신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박씨는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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