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일당 ‘비행기 모드’로 네이버 보안 뚫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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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조작 파문을 일으킨 민주당 당원들이 스마트폰 ‘비행기 모드’를 이용해 네이버 보안망을 뚫고 댓글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SBS가 18일 보도했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사진 방송화면 캡처]

네이버는 댓글 조작을 막기 위해 하나의 IP에서 여러 아이디로 접속할 경우, 해당 IP를 차단하는 보안기술이 설정돼 있다. 하지만 ‘비행기 모드’ 버튼을 누르면 무선 통신이 끊어지고 새로운 고유번호가 부여된다. 경찰은 ‘드루킹’ 김모씨 일당이 이런 보안을 뚫기 위해 스마트폰의 IP를 지속해서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IP주소가 하나로 고정된 컴퓨터와 달리 스마트폰은 광역 IP를 사용해 IP가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드루킹’ 일당은 이러한 방식으로 포털의 보안을 뚫고 스마트폰 170여 대와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댓글의 추천 수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전직 민주당원의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불법성 여부의 핵심인 ‘매크로 프로그램’ 조달 의혹을 받는 박모씨(필명 ‘서유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포털 댓글 ‘공감’ 클릭 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로 박모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앞서 구속된 김모씨(필명 ‘드루킹’)의 지시를 받아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지난 1월 17일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관련 기사에 달린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 2건에 반복적으로 ‘공감’을 클릭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 등 추가 공범 2명의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은 범행에 쓰인 매크로 프로그램을 박씨가 구해 김씨에게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종전 2개였던 수사팀을 5개로 확대하면서 세무·회계 전문가가 포함된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범죄수익추적수사팀을 이번 사건에 투입해 댓글 활동자금과 출판사 운영비 출처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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