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왕, 동예루살렘에 1억 5000만 달러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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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이스라엘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유산 보호를 위해 1억 5000만달러(약 1600억원) 기부를 약속했다. 또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에도 5000만달러(약 534억원)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이스라엘 대사관 이전 비판

15일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서 열린 아랍연맹 제29차 정상회의에서 사우디의 살만 국왕(왼쪽)과  쿠웨이트 군주인 셰이크 사바 알 아마드 알 사바가 사진 촬영을 위해 함께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5일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서 열린 아랍연맹 제29차 정상회의에서 사우디의 살만 국왕(왼쪽)과 쿠웨이트 군주인 셰이크 사바 알 아마드 알 사바가 사진 촬영을 위해 함께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AFP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사우디 다란에서 열린 제29차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살만 국왕은 기부를 발표하면서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며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려는 미국의 결정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정상회의를 ‘알 쿠르드(예루살렘의 아랍어 명칭) 정상회의’라고 명명한다고 선언했다.

예루살렘은 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 모두의 성지로, 국제법상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도시다. 그러나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도시로 인정하고, 이스라엘 건국 70주년(5월 14일)에 맞춰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팔레스타인과 아랍국가들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정상회의에서도 아랍연맹 정상들은 “미국의 대사관 이전 결정은 효력이 없는 위법으로 단호히 거부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15일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서 열린 아랍연맹 제29차 정상회의에 참석한 회원국 정상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5일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서 열린 아랍연맹 제29차 정상회의에 참석한 회원국 정상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번 정상회의에서 아랍연맹 정상들은 하루 전날 발생한 미국과 영국·프랑스군의 시리아 공습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 이는 회원국 간의 입장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우디·바레인·카타르는 서방의 시리아 공습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이집트·이라크·레바논은 우려를 표명했다.
다만 아델 알 주베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회의가 끝난 뒤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규탄하며, 국제사회의 조사를 촉구한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한편 지난해 6월 사우디가 주도한 카타르 단교사태 이후 처음 열린 이번 정상회의에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는 불참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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