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STX조선 자구안 수용 … 법정관리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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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산업은행이 STX조선해양 노사의 자구계획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로써 STX조선은 법정관리(법원 회생절차)를 피하게 됐다. 산은은 11일 “STX조선이 제출한 자구계획을 회계법인 등 전문기관을 통해 검토한 결과 애초 (채권단이) 요구한 수준 이상이라고 판단했다”라며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회생절차 추진은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급휴직 구체 일정 공개 안 돼

앞서 정부와 산업은행은 STX조선 노사가 인건비를 75% 줄이는 등 고정비를 40% 절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 방안으로 희망퇴직과 외주화 등 인력 구조조정을 제시했다. STX조선 노사는 이 방안 대신 무급 휴직과 급여 삭감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기로 했다. 애초 채권단이 제시한 고강도 자구계획과는 달라졌지만, 현재 인력의 4분의 1로 줄이는 구조조정안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노조의 절감 계획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노사가 합의한 무급 휴직의 경우 외주화보다 직원 개인의 임금 수준이 더 크게 줄었다”라며 “STX조선 노조가 더 큰 고통을 감내하더라도 회사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자구계획에는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유휴 자산은 적기에 매각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산은은 수주 가이드라인 요건을 충족하는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하기로 했다. 수주 가이드라인은 무분별한 저가 수주를 막기 위해 마련한다.

그러나 노조가 약속한 무급휴직의 구체적인 일정 등은 공개되지 않아 일부에선 이면 합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자구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노조의 요구에 따라 공개하기 어렵지만 이면 합의는 없다”고 밝혔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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