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선호 판도 바뀔까…학교별 변호사시험 합격률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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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치러진 변호사 시험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에 들어서고 있다. [중아오토]

변호사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시험장에 들어서고 있다. [중앙포토]

법무부가 전국 25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의 변호사 시험(변시) 합격률을 공개한다. 지금껏 각 로스쿨은 학교별로 합격생을 늘리기 위한 과도한 경쟁과 로스쿨 서열화 등을 우려해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전국 25개 로스쿨 변시 합격률 공개 #“매년 대학별 합격자 수 공개해야” #법무부, 공개 방식과 범위 등 논의 착수 #선호 로스쿨 판도에도 변화 바람 불듯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은 지난해 6월 법무부에 제6회 변시의 로스쿨별 응시자와 합격자 수, 합격률을 공개하라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변시 합격률은 각 학교의 로스쿨 운영을 감시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법무부는 ‘업무의 공정한 수행’을 이유로 합격률 공개 요청을 거부했고, 변시 합격률을 둘러싼 공방은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법원은 변협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행정7부(김우진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변협이 법무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지난해 11월)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법시험의 경우 매년 출신 대학별 합격자 수를 공개해 왔다"며 합격률을 공개할 경우 로스쿨의 과당 경쟁과 서열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법무부의 주장을 일축했다.

현재 전국엔 총 25개의 로스쿨이 운영되고 있지만 학교별로 변시 합격률은 천차만별이다. 통상 서울 주요 대학의 경우 변시 합격률이 높은 반면, 지방 대학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다. 로스쿨별로 합격률이 낮은 경우 3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80% 이상의 합격률을 기록하는 로스쿨도 있다.

1·2심 재판 결과 대한변협이 승소했고, 법무부는 상고를 포기함에 따라 향후 어떤 형태로든 로스쿨별 합격률을 공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법무부는 1회 변호사 시험부터 소급해 합격률을 공개할지, 법무부가 일괄적으로 공개할지 학교별로 공지할지 등을 포함해 합격률 공개를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 로스쿨의 변시 합격률을 공개해야 할지에 대해 전반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단계다. 로스쿨 합격률 이외에 추가 정보들까지 공개할지, 공개 시점은 언제가 될지 등이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내년 8회째를 맞는 변시 제도 자체에 대해서도 전면 재검토를 진행중이다. 이를 위해 법무부는 지난달 22일 관련 전문가들을 모아 ‘변호사 시험 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첫 회의를 가졌다. 위원회에선 지방 시험장 확대, 합격자 6개월 의무연수 개선 등을 주요 한건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변호사 시험 선택과목의 경우 총점수에 반영하지 않고 패스·페일(pass or fail) 제도로 대체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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