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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결정의 마지막 기준은 "연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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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선거유세때와 비슷했다">
○…노태우 대통령은 29일 오후 민정당사를 찾아가 6·29선언당시를 회고하면서 약 1시간동안 당직자들과 사무처 요원들을 격려.
노 대통령은 윤길중 대표위원 방에서 당직자들과 환담하며 『김대중 평민당총재의 대표연설에 새로운 차원으로 방향을 바꾸려는 흔적이 있더냐』고 물었는데 당직자들이 『유화 제스처는 썼지만 전체적인 톤은 선거유세때와 비슷했다』고 하자 『덮어두면 그릇된 내용이 기정사실화되니 옳고 그른 것을 가려 논리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
노 대통령은 이어 중집위 회의실에 올라가 의장석에 앉으면서 『지금도 내가 앉을 자격이 있지요』라고 농담을 하곤 6·29선언 녹음테이프를 감회어린 표정으로 듣고 『말문이 막힐 정도로 가슴이 멘다』고 피력.
노 대통령은 『야당들은 3김씨를 두고 스타가 있으나 민정당은 스타가 없다고 하는데 중집위원 모두 스타가 되고 대표위원은 더 큰 스타가 되도록 해달라』고 당부.

<"적어도 60세는 되어야">
○…노태우 대통령은 정기승 대법관의 차기대법원장 지명에 앞서 마지막까지 정 대법관과 김덕주 전대법원판사를 놓고 고민하다가 29일에야 정 대법관으로 결정하고 본인 및 김 재정국회의장·윤길중 민공당 대표의원에게 알려주었다는 후문.
정부고위당국자는 『재조와 재야법조계의 주문이 다르고, 또 두 사람의 능력·평판 등에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워 노 대통령이 무척 판단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며 『정 대법관으로 굳힌 결정적 이유는 그의 나이』라고 전극.
정 대법관(고시8회)과 김 전대법원판사(고시7회)는 모두 충청도출신이고 고시도 불과 1년 차로 큰 차이가 없으나 나이가 정 대법관이 60세로 5세가 많아 『사법부의 수장은 적어도 60세는 되어야한다』는 전직 대법원장들의 조언을 따랐다는 얘기.
한편 감사원장은 황영시 현 원달이 29일 청와대를 방문, 사표를 정식 제출함으로씨 곧 후임자를 결정, 대법원장과 함께 국회의 동의를 받을 방침인데 김영준 헌법위원과 허형구 전검찰총장으로 좁혀진 상태.
김 위원은 과거 청와대 사정특보·감사위원을 거쳐 업무에는 밝으나 신선감이 떨어지고 허 전총장은 업무능력·신선감은 있으나 노 대통령이 잘 모르는 약점이 있다는 얘기들.

<비교적 중도적 입장 견지>
○…김영삼 민주당총재는 30일 오후 국회본회의에서의 대표연설 서두에 『이 의사당에서 유신군사정권에 의해 의원직을 박탈당해 추방된 일이 어제일처럼 회상돼 만감이 교차한다』고 감회를 피력.
김 총재는 『이 시대는 민족·지역·계층·세대간의 네가지 구조적 갈등이 한꺼번에 분출하는 역사의 총체적 진통기』라고 분석하는 등 비교적 중도적 입장을 견지.
김 총재는 지난 대통령선거 때도 밝힌 평양방문용의 등 남북 및 북방외교의 초당적 참여에 강한 집념을 표시, 「냉전문화의 창조적 극복」이란 표현까지 써가면서 의욕을 과시.
그는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조를 약속하면서 북한의 참가·공동개최 등은 언급하지 않았는데 올림픽이 79일밖에 안남은 시점에서 그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비현실적·인기영합적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제외했다는 얘기.
또 남북학생회담에 대해서도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운동으로의 전환을 당부, 정부에 8·15남북학생회담 성사를 촉구한 김대중 평민당총재와 대조적.

<구체적 당헌개정도 언급>
○…노태우 대통령의 후계자경선 선언으로 이 문제가 정가의 주요관심사로 떠오르자 민정당은 그동안 은밀히 작업해온 부총재경선의 베일을 하나씩 벗겨가기 시작.
몇주전만 해도 일부에서 흘러나왔던 부총재 경선주장에 대해 『무슨 소리냐. 아직 검토된바 없다』고 펄쩍 뛰었던 당직자들이 이제는 구체적인 당헌개정까지 언급하는 한편 대표위원제의 진로에 대해 우려(?)까지 표명하는 등 매우 구체적인 움직임.
박준병 사무총장은 29일 지구당위원장 경선 등의 당방침을 밝히고는 부총재 경선의 시기와 관련해서도 「89년3월 전당대회 설」을 부인하지 않는 등 매우 적극적인 대응.
박 총장은 노 대통령이 당사방문 때 밝힌 10명에서 5명, 다시 2∼3명으로 후보를 압축하는 방식에 대해 『그런 숫자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부인하면서도 『결국엔 그정도 숫자가 남지 않겠느냐』고 피력.

<"대구분 곧 석방될 사람">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30일 동교동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국사범 석방과 관련, 『46명의 석방자명단을 보니 형기가 얼마 안남아 곧 석방될 사람이 대부분』이라면서 『야3당이 국회에 제출키로 한 구속자 석방촉구결의안을 정부의 석방조치와 관계없이 제출해야겠다』고 피력.
김 총재는 이어 29일 자신의 대표연설에 대한 반응을 묻고 『대표연설은 국회의 좋은 전통』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고 손주항 부총재는 『몇 대목에서는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김 총재의 연설을 극찬.
한편 김 총재는 『요즘 각 노동현장에서의 구사대폭력이 극에 달하고 있어 국회노동위를 열었으면 좋겠다』는 이상수 대변인의 건의를 듣고 『노동위원장이 우리당이란 것도 잊었느냐』며 『빠른 시일내에 노동위를 열어 구사대 폭력문제를 따지라』고 지시.

<매사에 입조심하는 눈치>
○…공화당은 특위구성문제를 둘러싸고 야3당간 의견충돌로 공조체제가 한때 우려스러웠던 경험 때문인지 매사 입조심하는 모습.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29일『내가 김대중 평민당총재를 비난한 듯이 보도됐던 것은 실무자들이 우왕좌왕하는데 대해 주의를 준 것이 확대돼 전해진 것』이라며 『평민당 의총에서 공화당을 비난하는 발언이 있었던데 대해 김대중 총재로부터 사과가 있었다』고 설명.
김 총재는 특히 「없어져야할 정당」이라는 발언을 한 조윤형 평민당의원과의 구연을 내세워 『본심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당직자들을 무마.
한편 공화당은 국회특위위윈명단을 지난주 중반에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17명의 할당분에30여명이 신청해 일괄발표를 않고 30일중 개별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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