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한국 결승행 "불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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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A팀이 골 결정력 부족에다 골운마저 따르지 않아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패배의 쓴 잔을 들었다.
한국A팀은 26일 잠실주경기장에서 벌어진 제17회대통령배 국제축구대회 준결승에서 철저한 수비위주의 플레이를 펼친 체코에후반 막판과 연장전에서 노도와 같은 공세를 취하고도 끝내 골문을 열지못해 승부차기에 들어갔으나 4-3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편 이어 벌어진 소련-나이지리아의 준결승에서는 소련이 전반23분「프치코프」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이번 대회의 패권과 10만달러의 우승상금은 28일 소련-체코의 한판대결로 가려지게됐으며 대회3연패의 꿈이 좌절된 한국A팀은 나이지리아와 3, 4위전을 갖게됐다.
이날 한국A팀은 연장까지 1백20분간의 혈전에서 0-0 무승부를 이룬뒤 승부차기에 들어가 첫 키커 여범규 (여범규)부터 불안을 보이더니 4번째 키커 구상범 (구상범)과 5번째 키커 정해원 (정해원)이 연속으로 실축, 『우세한 경기를 펼친 팀이 승부차기에선 패한다』는 축구의 징크스를 재연했다.
한국A팀의 수문장 조병득 (조병득)은 구상범의 실축에도 불구, 체코의 5번째 키커 「파브릭」의 강슛을 선방, 회생의 실마리를 제공했으나 이어 등장한 정해원이 골대를 크게 벗어난, 이해하기 어려운 슛을날려 체코에 승리를 헌상했다.
한국A팀은 전반에는 체코와 같이 수비에 치중한 플레이를 펼쳤으나 후반에 들어가 차차 공세로 전환, 공격의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그러나 후반16분 최순호(최순호)가 문전 단독찬스에서 헛발질을 하는가 하면 23분 구상범이 페널티에리어 좌중간에서 때린슈팅이 좌측 뒷골대를 맞혔고 37분·38분의 기습대시가 실패로 끝난뒤 39분김삼수 (김삼수)가 문전에서 발만 갖다대면 득점할수있는 찬스에서 또 헛발질을 하는등 황금같은 득점기회를 모두 무산시켰다.
한국A팀은 연장전에서도 줄곧 공격을 퍼부었으나 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초반 늦춘것이 패인>
▲박종환감독=최선을 다했으나 지독하게도 골운이 없었다. 체코가 게임을 느슨하게 풀어간데 말렸다. 초반에 빠른 공격을 펴 득점을 따냈어야 했는데 같이 늦추다가 차차 체력이 떨어지면서 속공이 힘들어졌다.
미드필드의 약세로 공격진과 수비진 사이에 틈이 벌어진 것도 문제였다.

<「지지않기작전」주효>
▲「크바체크」체코감독=이기기작전보다 지지않기 작전을 쓴것이 주효했다. 한국팀의 수비가 뜻밖에 견고했으나 우리팀도 주공격수 「드라락」이 준준결승에서의 퇴장으로 출전치 못해 전력의 약화요인이 있었다.
비록 승부차기에 의한 행운이었지만 이겨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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