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7연패에 빠진 롯데가 왜곡된 팬심에 두 번 울었다.
롯데는 지난달 31일 부산 사직 NC전에서 5-10으로 졌다. 개막 후 7연패다. 8회까지 5-5로 맞서다, 9회 초에만 대거 5점을 내주며 졌다.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투입하고도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선두 NC(7승 1패)와는 6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이날 사직구장에는 시즌 첫 만원 관중을 이뤘다. 승리를 바라는 팬들의 염원이 어느 때보다 컸다. 하지만 기대는 경기 후 분노로 표출됐다. 있어선 안될 일이 일어났다.
경기 후 사직구장 중앙광장에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 팬들이 모인다. 이날도 많은 팬들이 모여들었다. 롯데 주장 이대호가 등장했다. 이 때 한 팬이 이대호를 향해 치킨이 담겨있는 박스를 던졌다. 등 쪽에 박스를 맞은 이대호는 잠시 박스가 날아든 쪽을 응시하다 자리를 떠났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당시 장면을 담은 영상이 삽시간에 퍼졌다.
이대호는 지난해 6년 만에 롯데에 복귀해 2012년 이후 5년 만에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물론 올 시즌 초반 타율 0.216, 1홈런·3타점으로 부진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대호에게 치킨 박스를 던지는 행위가 용납될 순 없다. 한 팬의 일그러진 팬심이 이대호는 물론, 롯데 선수단 모두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